서울대 학생 “청소노동자 사망 직장 괴롭힘 사실, 사과해야”

서울대 학생 “청소노동자 사망 직장 괴롭힘 사실, 사과해야”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21-07-31 13:23
수정 2021-07-31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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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학생 모임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50대 청소노동자 사망 직장 괴롭힘 맞다는 정부 조사 결과에 총장 사과 요구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국회의원이 15일 오전 지난달 26일 서울대 청소노동자 이모(59)시가 숨진 925동 여학생 기숙사 휴게실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국회의원이 15일 오전 지난달 26일 서울대 청소노동자 이모(59)시가 숨진 925동 여학생 기숙사 휴게실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서울대학교 기숙사 휴게실에서 사망한 50대 청소노동자가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가 맞다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오자, 학생들이 학교 측의 공식 사과와 업무 환경 개선을 요구했다.

서울대 학생 모임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공동행동)은 31일 성명을 내고 “이제는 서울대가 사과하고 책임질 시간”이라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전날 서울대 기숙사 청소노동자 A씨 사망 사건과 관련해 업무 관련성 없는 필기시험 응시 등 일부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이 있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학교 측에 이를 개선할 것을 지도했다. 노동부는 A씨가 사망한 뒤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제기돼 관련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공동행동은 “정부 조사결과 서울대 기숙사 안전관리팀장이 청소노동자에게 업무상 관련성이 희박한 필기시험을 보도록 하고, 청소노동자들의 복장을 점검하고 품평을 한 것이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함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유감 표명이 아닌 진정성 있는 공식적 사과를 오세정 총장에게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서울대가 인권센터 조사를 진행하겠다는 명목으로 실질적 처우개선책 마련도 뒤로 미뤄왔다”며 “갑질 관련 고용부 조사 결과가 발표된 만큼 학교 당국이 노동환경 개선과 사망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안을 시급히 내놓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서울대 청소노동자가 홀로 숨진 휴게실
서울대 청소노동자가 홀로 숨진 휴게실 청소노동자 이모씨가 지난달 26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기숙사 청소노동자 휴게실에서 사망한 가운데 노동조합이 7일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 측은 고인이 평소 학교 관리자의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학교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사진은 고인이 근무하던 925동 기숙사 내 휴게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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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번 고용부 조사 대상이 아니었던 윗선의 책임과 포괄적 노동환경의 문제에 대해서도 성역 없는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동행동은 “최근 기숙사 당국이 사생들을 대상으로 주말 근무 폐지안을 유일한 대안으로 제시하는 설문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이는 학생들의 불편함을 가중시키고 노동자들의 실질적 노동강도는 줄이지 못하면서 휴일근로수당만을 삭감시킬 수 있기에 실질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공동행동은 “지금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대안은 인간다운 노동강도 보장을 위한 인력충원”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실질적 권한을 가진 대학본부가 관악학생생활관 등의 기관에 책임을 떠넘기는 현실이 변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기관장 발령으로 고용된 노동자들을 총장 발령으로 직고용해 기존의 차별적이고 이원화된 고용형태를 변화시킬 것을 서울대 당국에 요구한다”며 “진정 노동자를 학교 공동체의 구성원이자 존엄한 인간으로 생각한다면, 당장 책임 있는 행동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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