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성범죄 가해 아동·청소년 대다수 “범죄라고 생각 못해”

디지털 성범죄 가해 아동·청소년 대다수 “범죄라고 생각 못해”

조희선 기자
조희선 기자
입력 2021-05-26 11:37
수정 2021-05-26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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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 김모군은 학교에서 좋아하는 여학생이 자신을 거부하자 그 여학생의 얼굴에 나체 사진을 합성해 단체 채팅방에 유포했다. 김군은 사진합성은 또래들 사이에서는 흔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장난삼아 한번 따라했다가 가해자가 됐다. 15세 박모군은 초등학교 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우연히 화장실 불법촬영물을 본 이후 중학생이 되면서 호기심에 직접 불법촬영을 시도하게 됐다.

디지털 성범죄 가해 청소년 대부분은 자신이 한 일을 심각한 범죄라고 인식하지 못한 채 가해 행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아동·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에 대한 상담사례를 분석해 26일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디지털 성폭력 가해자 상담은 서울시가 2019년 9월부터 시작한 사업으로, 학교폭력심의위원회에서 징계 명령을 받거나 교사나 학부모 등이 의뢰한 청소년을 대상으로 시립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의 전문 상담원이 1명당 10회 이상 상담했다.

상담에 의뢰된 청소년은 총 91명으로 이 가운데 중학생(14~16세)이 63%에 이르렀다. 이들이 꼽은 성범죄 가해 동기는 ‘큰일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는 답변이 21%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재미나 장난’(19%), ‘호기심’(19%), ‘충동적으로’(16%), ‘남들도 하니까 따라 해 보고 싶어서’(10%), ‘합의된 것이라고 생각해서’(4%)순(중복 답변)으로 조사됐다.

가해 행위 유형별로는 불법촬영물 게시·공유 등 통신매체 이용이 43%로 가장 많았고 이어 불법촬영 등 카메라 이용 촬영(19%), 불법촬영물 소지(11%), 허위 영상물 반포(6%) 등이 뒤를 이었다.

또 디지털 성범죄는 아동·청소년들이 주로 사용하는 SNS, 게임, 메신저 등을 통해 일상적으로 발생했다. 실제로 디지털 성범죄에 사용된 불법촬영물은 SNS(41%), 웹사이트(19%), 메신저(16%) 순으로 유포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기현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 직무대리는 “아동·청소년들에게 디지털 성범죄는 ‘범죄’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놀이문화’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다”며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학교에 가지 못하고 인터넷 이용 시간이 늘어난 아동·청소년의 피해 및 가해 사례가 증가하는 만큼 피해자를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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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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