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원은 빠지고, 거래 내역만 훑고… 지자체 ‘면피성 셀프조사’

지방의원은 빠지고, 거래 내역만 훑고… 지자체 ‘면피성 셀프조사’

남인우 기자
남인우 기자
입력 2021-03-16 20:54
수정 2021-03-17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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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불똥 튈라’ 지자체 투기조사 논란

개발정보 접근 수월한 도의원 조사 안 해
투기 의혹 불거져도 선출직은 ‘사각지대’
광주 “투기 정황 없다” 겉핥기 조사 뭇매
제주선 “범죄집단 매도” 공무원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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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대전시청 부동산투기 특별조사 공익신고센터에서 직원들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전시는 이날부터 시 소속 공무원 4000여명을 대상으로 개발지구 부동산 투기 여부를 조사한다. 대전 뉴스1
16일 대전시청 부동산투기 특별조사 공익신고센터에서 직원들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전시는 이날부터 시 소속 공무원 4000여명을 대상으로 개발지구 부동산 투기 여부를 조사한다.
대전 뉴스1
‘우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같이 투기한 직원이 하나도 없습니다.’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전국 지자체들이 앞다퉈 소속 공무원의 투기 혐의에 대한 ‘셀프 조사’에 나서고 있다. 이는 LH 투기의 불똥이 옮겨붙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선출직 단체장’의 의지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엉성한 지자체의 셀프 조사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공무원뿐 아니라 지방의원까지 대상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과 ‘수박 겉핥기식’이라는 비난까지 제기되는 등 셀프 조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과잉조사’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16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전국 자치단체들이 공직자들의 투기 여부 조사에 나선다. 충북도에선 2012년 이후 바이오산업국과 경제통상국 근무자, 충북개발공사 전 직원 등을 대상으로 한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개발 인허가 정보에 접근이 수월한 도의원들은 빠졌다.

청주시도 청주테크노폴리스와 오창테크노폴리스 조성 관련 부서인 도시교통국 근무자 323명에 대한 부동산 취득 조사에 나섰지만, 시의원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다른 지자체들도 지방의원은 조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 대상이 아니라 조사할 방법이 없다는 게 이유다.

이에 대해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이선영 사무처장은 “개발지구단위 계획 협의 절차 등을 통해 지방의원들도 개발 정보를 밀접접촉할 수 있는 직업군”이라면서 “의회 윤리특별위원회가 나서서 자체 조사라도 진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주에선 광산구 산정지구 내 공직자 투기의혹 1차 조사가 투기 정황이 없는 것으로 결론 나면서 ‘수박 겉핥기식’, ‘셀프 면죄부’라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광주시감사위원회는 지난 15일 산정지구 내 5년간 부동산 거래내역 402건에 대한 조사 결과 모두 4건의 공무원 거래 내역을 확인했으나 매수·매도 시점상 특이점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수사권이 없는 시가 단순한 거래내역 확인만으로는 투기의혹 공무원을 가려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제주에선 공직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원희룡지사가 제2공항 예정지에 대한 공무원들의 투기 여부 조사를 추진하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가 “공직자 전체를 잠재적 범죄집단으로 매도해 매우 우려스럽다”고 발끈하고 나섰다. 제주시 관계자는 “불과 몇 명의 투기로 전국의 공무원 모두를 투기꾼으로 몰아가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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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2021-03-1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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