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램지어? 류석춘 “‘위안부=매춘부’ 학문의 자유”

한국의 램지어? 류석춘 “‘위안부=매춘부’ 학문의 자유”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1-03-13 10:37
수정 2021-03-13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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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총장도 학문적 자유라고 했다”
램지어도, 류석춘도, 하버드도 틀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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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는 매춘’ 등 발언을 해 논란이 된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24일 오후 서울 연세대학교 자신의 연구실로 이동하고 있다. 2019.9.24.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위안부는 매춘’ 등 발언을 해 논란이 된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24일 오후 서울 연세대학교 자신의 연구실로 이동하고 있다. 2019.9.24.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강의 도중 ‘위안부는 매춘부’라는 발언을 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류석춘(65)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학문의 자유”라고 주장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박보미 판사는 지난 12일 류 교수의 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2차 공판을 진행했다. 다음 공판기일은 4월 21일에 진행된다. 류 교수는 재판 전 기자들에게 “하버드대학 총장도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학문적 자유라고 했다. 학문적 자유로 인정하지 않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류 교수는 2019년 9월 연세대 전공과목 발전사회학 강의 도중 약 50여명의 학생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매춘에 종사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위안부가 됐다”며 “정대협이 일본군에 강제 동원된 것처럼 증언하도록 위안부 할머니들을 교육했다”고 발언해 구설수에 올랐다.

앞서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는 ‘태평양 전쟁에서의 매춘 계약’이라는 논문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가 강제로 동원된 성 노예가 아닌 자발적 매춘부라고 주장했고, 로렌스 바카우 하버드대 총장은 학계의 반발에도 “대학 내에서 학문의 자유는 논쟁적인 견해를 표현하는 것을 포함한다”라는 취지로 램지어 교수를 옹호했다.
8일 하버드대 세미나에 참석한 램지어 교수. 줌 캡처, 연합뉴스
8일 하버드대 세미나에 참석한 램지어 교수. 줌 캡처, 연합뉴스
●일본 학계도, 로스쿨 제자들도 비판위안부문제 학술 사이트를 운영하는 일본 시민단체 ‘파이트 포 저스티스’는 10일 역사학연구회와 역사과학협의회, 역사교육자협의회 등과 함께 국제 학술지 ‘국제법경제리뷰’(IRLE)에 올라온 램지어 교수 논문을 비판하는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새로운 형태로 등장한 일본군 위안부 부정론에 대해 비판한다’는 제목의 성명에서 ‘위안부가 공창(公娼)’이라는 램지어의 논문은 전문가 심사를 제대로 거치지 않고 학술지에 게재됐다고 비판했다.

성명은 램지어 논문에 대해 3가지 측면을 문제점으로 거론하면서 논문 선행 연구가 무시됐을 뿐만 아니라, 일본어 문헌 취급이 자의적이고, 중요한 부분에선 근거 없는 주장만 전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자들도 공개비판에 나섰다. 하버드 로스쿨 3학년에 재학 중인 스테파니 바이, 차민선, 린다 희영 박은 12일(현지시간) 교내 신문 크림슨에 ‘램지어의 학문적 부정행위: 부정주의의 정당화’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이들은 기고문에서 로스쿨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팩트 확인과 정확한 인용을 요구한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3년간 이런 교훈을 내면화한 우리들은 바로 우리 교수 중 한 명이 쓴 ‘태평양 전쟁의 성 계약’이라는 논문을 읽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파이트 포 저스티스’, 역사학연구회, 역사과학협의회, 역사교육자협의회 등 일본 시민·학술단체 관계자들이 10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어 위안부 실체를 부정하는 마크 램지어 미 하버드대 교수의 논문 내용을 비판하는 긴급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트 포 저스티스’, 역사학연구회, 역사과학협의회, 역사교육자협의회 등 일본 시민·학술단체 관계자들이 10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어 위안부 실체를 부정하는 마크 램지어 미 하버드대 교수의 논문 내용을 비판하는 긴급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학문의 자유에는 책임과 전문성이 따라야”학생들은 “램지어 교수의 계약 이론은 식민지배 대상인 가난한 젊은 여성들이 직면했던 현실에 대한 인식 없이 공허하게 작동할 뿐”이라며 “의문스럽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인용에 의존한 그 논문은 생존자 증언과 국제기구들의 조사로 확립된 팩트를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램지어 교수가 논문에서 한국인 위안부의 계약서를 하나도 제시하지 못한 점, 출처 불명의 블로그에서 인용한 증언 사례 등을 근거로 “중대한 방법론적인 결함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들은 “진리(Veritas)를 모토로 내건 기관의 침묵을 고려할 때 우리는 가만히 앉아서 기다릴 수 없고 신국수주의자들의 담론과 맞서 싸워야 한다고 느꼈다. 학문의 자유에는 책임과 전문성이 따라야 한다. 하버드 로스쿨 교수로서 무거운 권위를 가진 사람이라면 특히 더 그렇다”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미국 CNN 방송은 램지어 교수가 국제적 반발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램지어 교수의 논문이 국제적으로 격렬한 반응의 대상이 됐다면서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한 성적인 목적의 여성 인신매매는 지독한 인권 침해이며, 민감한 역사 문제를 대처하면서 지역과 국제적 공동 우선순위에 관한 협력은 진행돼야 한다”고 밝힌 미 국무부의 입장도 전했다.
제임스 롭슨 하버드 아시아센터장과 석지영 로스쿨 교수의 대담. 유튜브 캡처
제임스 롭슨 하버드 아시아센터장과 석지영 로스쿨 교수의 대담. 유튜브 캡처
●국제적 반발에도 침묵하는 하버드대하버드대 아시아센터는 제임스 롭슨 하버드대 교수와 석지영 로스쿨 교수의 램지어 논문 관련 대담 영상을 공개했다. 석 교수는 램지어 교수가 논문에서 중요한 주장에 대한 근거로 제시한 인용문이 반대의 의미로 인용된 것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램지어 교수의 논문에 대해 “도덕적인 분노나 한일 관계 때문이 아니라 학문 진실성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석 교수는 램지어 교수를 옹호하는 측에서 주장하는 ‘학문의 자유’에 대해서도 “학문의 자유는 사실을 조작하거나, 극히 일부의 증거만을 가지고 역사적 사실을 해석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롭슨 교수는 램지어 교수의 발언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발언을 인용한 뒤 석 교수의 기고문이 이번 사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단, 서울시교육청과 정책협의회 개최

서울특별시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단(대표의원 김길영, 강남6)은 26일 서울시교육청과 정책협의회를 열고 제340회 정례회 행정사무감사와 안건 심사를 대비해 주요 교육 현안을 점검했다. 원내대표단은 교육청 제출 안건을 사전에 살피며 정책이 교육 본질에 부합하는지, 예산 운용이 효율적인지 면밀히 검토하기로 했다. 특히 시급한 현장 과제와 우선순위가 다른 신규 사업 확대와 실효성 검증이 필요한 대규모 자체 시스템 구축은 재정적 타당성을 꼼꼼히 살필 예정이다. 아울러 민간위탁 동의안, 조직 신설 및 인력 증원도 객관적 기준으로 필요성을 짚어보고 대안을 모색한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최종부·이도희·주수현 부대표는 교육청의 서·논술형 평가 체제 개편과 AI 시스템 도입 계획에 정책적 우려를 표했다. 최종부 부대표는 “학생들을 단순히 서열 중심의 평가에서 벗어나게 하겠다는 단편적인 목적에만 매몰되어 무리하게 정책을 설계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부대표는 “담당 교사가 AI를 돌려 초안을 채점한 뒤, 결국 교사가 일일이 확인하고 자신의 주관을 넣어 수정해야 하는 구조라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과연 실효성이 있는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
thumbnail -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단, 서울시교육청과 정책협의회 개최

교내지 ‘하버드 크림슨’ 등 학생들의 비판 움직임에 이어 아시아센터까지 램지어 교수 문제를 공개적으로 다룸에 따라 램지어 교수 논문에 대해 ‘학문의 자유’라는 입장을 천명한 뒤 침묵하고 있는 학교측의 입장 변화 여부가 주목된다.
지난달 25일 서울 성북구 한성대입구역 인근에서 열린 램지어 교수 망언 논문 규탄 피케팅.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지난달 25일 서울 성북구 한성대입구역 인근에서 열린 램지어 교수 망언 논문 규탄 피케팅.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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