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 서울에 끼여사는 청춘들... 서울시민 절반 “서울살이 위험 상당히 커졌다”

‘만원’ 서울에 끼여사는 청춘들... 서울시민 절반 “서울살이 위험 상당히 커졌다”

김동현 기자
김동현 기자
입력 2021-03-01 15:08
수정 2021-03-0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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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서울-수도권 집중에 2030 서울행
주택 부족에 고시원-옥탑방-반지하 전전
20대 평균 출근시간 40분 팍팍한 서울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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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연립주택 매매가 13년 만에 최대 폭 상승
서울 연립주택 매매가 13년 만에 최대 폭 상승 30일 서울 송파구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의 빌라 밀집지역. 올 들어 서울 연립주택 매매가격은 8.18%(KB국민은행 집계) 상승해 1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뉴스1
서울에서 2년째 생활하고 있는 강진명(33)씨는 지난해 이맘 때를 생각하면 아찔하다. 코로나19로 취업문이 꽉 막힌 상황에서 겨우 잡은 벤처기업 면접에 지각을 할 뻔했기 때문이다. 강씨는 “자취생활을 하고 있는 마포에서 성동구까지 거리가 멀어 택시를 탈까 생각을 했지만 차가 막히면 답이 없다는 생각에 지하철을 탔는데, 지하철인 만원인 상태로 들어와 두 번이나 차를 놓친 것이 화근”이라면서 “대구에서 상경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낯선 동네의 지도를 보며 면접을 보기로 한 회사 근처까지 찾아갔지만 회사 건물은 보이지 않았다. 행인들에게 겨우 길을 물어 지각은 면할 수 있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고향인 대구에서는 상상하지 못 할 정도로 차가 많이 막히고 지하철이나 버스에도 사람이 많아 출퇴근이 많은 스트레스가 된다”고 털어놨다.

만원 지하철에 몸 구겨넣는 시민들... 만원 서울에 팍팍한 시민의 삶출퇴근뿐만이 아니다. ‘만원’(滿員)인 서울의 월세는 그의 어깨를 더 찍어눌렀다. 동생이 취업을 위해 대구에서 상경하자 그는 마포구의 고시원을 나와 상대적으로 월세가 싼 은평구의 빌라 옥탑에 들어갔다. 더위가 워낙 심해 ‘대프리카’로 불리는 대구 출신인 강씨지만, 한 여름 옥탑방은 밤이 되어도 식지를 않았다. 여기에 겨울이 오면 수도가 얼어붙어 설겆이와 빨래를 며칠씩 묵혀둬야 했다.

최근 청년 취업과 주거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원책이 나오고 있지만 그에게 서울은 떠나고 싶은 도시다. 하지만 강씨는 떠날 수 없다고 말한다. 강씨는 “대구도 대도시지만 일자리를 구하기가 점점 쉽지 않아진다”면서 “나뿐만 아니라 지방에 있는 청년들은 대학을 나와 고향에서 일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어 다 서울로 올라온다”며 한숨을 쉬었다.

강씨처럼 진학, 고용 등의 이유로 수도권으로 오는 인구는 2017년 이후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1월 국내 인구이동’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순이동자수(전입-전출)는 2017년 1만 6000명에서 2018년 6만명, 2019년 8만 3000명, 지난해 8만 8000명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특히 20~30대의 수도권 유입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연령별 순유입률 지역을 살펴보면 20대는 서울이 3.1%로 가장 높았으며, 경기가 2.2%로 그 다음이었다. 20대에서는 수도권 순유입률이 가장 높았던 셈이다. 30대 역시 경기가 2.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일자리 서울 집중에 2030 서울 유입 높아삶의 질을 보여주는 통근시간도 젊은층일수록 길었다. 2019년 서울시민의 평균 통근시간은 34.8분이지만, 30대의 평균 통근 소요시간은 38.9분, 20대의 평균 통근 소요시간은 40.8분으로 모두 평균 이상이었다. 강씨는 “월세와 관리비, 점심 밥값, 휴대폰 비, 교통비 등과 동생의 교통비, 휴대폰 비, 용돈을 주고 나면 10만원도 저축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각박한 서울살이에 위험에 대한 시민들의 경계는 더 커졌다. 서울시가 매년 발표하는 ‘10년 전 대비 위험정도 변화’ 통계에 따르면 10년 전 대비 위험정도 변화(2019년 기준)를 묻는 질문에 ‘위험이 상당히 커졌다’라고 응답한 서울시민이 55.1%로 가장 많았다. 특히 강씨와 같은 30대(56.9%)가 전연령을 통틀어 가장 민감하게 위험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서울-수도권 비대화 막을 대책 필요서울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으로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81%(평균 6억 8000만원→12억 3000만원), 땅값은 98%(3.3㎡당 4200만원→8328만원) 올랐다. 강씨 같은 청년들에게 내집 마련은 더욱 요원하고 그렇다 보니 결혼 등은 꿈도 못꾸는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21만 3513건으로 2019년(23만 9159건)보다 10.7%(2만 5646건) 감소했다. 감소 폭과 감소율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변금선 서울연구원 도시사회연구실 연구위원은 “취업 준비 인프라가 서울에 몰려 있어 지방에 사는 20, 30대 청년들이 서울에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들의 월세 등 주거비용이 올라가면서 외곽지역으로 내몰리다보니 통근시간도 길어지고 더욱 열악한 환경으로 내몰리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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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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