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 이하 ‘게릴라’만 1670여건 8·15 악몽 떠오르는 3·1절 집회

9명 이하 ‘게릴라’만 1670여건 8·15 악몽 떠오르는 3·1절 집회

입력 2021-02-28 22:28
수정 2021-03-01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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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보수단체 3·1절 집회 조건부 허용

대한호국단 등 집행정지 신청 3건 인용
참석 인원 제한·코로나 결과 지참 조건
경찰 “대규모 집회로 변질 땐 엄정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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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을 앞두고 보수·우익단체의 대규모 집회에 대해 불허 결정을 내린 법원이 일부 집회는 20~30명만 모이는 조건으로 허가한 가운데 28일 서울 광화문과장에 집회금지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3·1절을 앞두고 보수·우익단체의 대규모 집회에 대해 불허 결정을 내린 법원이 일부 집회는 20~30명만 모이는 조건으로 허가한 가운데 28일 서울 광화문과장에 집회금지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보수·우익단체의 3·1절 집회를 법원이 조건부로 허용하면서 이번 집회가 코로나19 대유행의 도화선이 될 거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법원은 ‘집회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를 방역을 이유로 전면 차단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지만 ‘깨진 유리창의 법칙’처럼 일부 허용된 집회가 대규모 집회로 확산해 지난해 8·15 집회의 악몽이 재연되는 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은 보수 성향의 단체들이 서울 광화문 등 도심 곳곳에서의 집회를 허용해 달라며 낸 10건의 집행정지 신청 중 7건을 기각·각하하면서도 세 단체의 신청은 집회 인원을 제한하는 조건을 달아 집행정지를 인용했다. 코로나19 방역도 중요하지만 ‘집회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까지 전면 차단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판단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부장 이종환)는 자유대한호국단의 1일 광화문 인근 집회에 대한 금지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면서 집회 참가 인원을 당초 신고된 50명이 아닌 20명으로 제한했다. 행정5부(부장 정상규) 역시 황모씨가 신고한 100명 규모의 집회를 30명으로 줄이는 조건으로 집회를 허용했다. 모든 집회 참가자가 코로나19 음성 판정 결과서를 지참하도록 하는 등 9가지 방역수칙도 집회 허용 조건으로 제시했다. 재판부는 “방역수칙의 철저한 준수가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말이 필요 없지만, 집단적 표현의 자유가 숨 쉴 기회나 공간이 완전히 닫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행정1부(부장 안종화)는 보수단체 애국순찰팀의 독립문 부근에서 광화문 등을 지나는 차량 시위를 규모를 줄이는 조건으로 허가했다.

문제는 이처럼 쪼개진 집회가 대규모 집회로 변질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이다. 이날 기준 서울시에 접수된 3·1절 신고 집회는 1670건으로 2500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10명 미만의 집회가 서울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열린다는 건데, 당일 참가자들이 뭉치면 곧바로 대규모 집회로 연결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에만 경찰 6000여명을 투입할 예정”이라며 “차벽 설치 계획은 없지만 대규모 집회로 변질되면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방역 전문가들은 집회 자체를 막을 수 없다면 반드시 법원이 허락한 기준과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집회를 하지 않는 것이 제일 좋지만, 법원이 이미 허가한 상황이라면 20~30명 기준과 방역수칙을 꼭 지키면서 집회를 운영해야 한다”며 “광복절 집회처럼 확진자가 나오면 구상권이 청구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10명 미만이라도 마스크를 벗고 얘기한다면 방역에 지장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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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2021-03-0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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