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차에서 펑!” 용인 물류센터 화재 사망 5명, 지하 4층서 발견(종합3보)

“화물차에서 펑!” 용인 물류센터 화재 사망 5명, 지하 4층서 발견(종합3보)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0-07-21 16:52
수정 2020-07-2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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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센터에서 나오는 검은 연기
물류센터에서 나오는 검은 연기 21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양지면의 한 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펼치고 있다. 2020.7.21
뉴스1
21일 경기 용인의 물류센터에서 난 화재로 근로자 5명이 참변을 당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불은 이날 오전 8시 29분쯤 처음 신고됐다. 불이 난 곳은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제일리 소재 SLC 물류센터였다.

사망자 5명 모두 지하 4층서 발견

신고 접수 10분 뒤인 오전 8시 39분에는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는 대응 1단계가 발령됐다.

이어 지하층에 고립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소방당국은 오전 9시 9분 경보령을 인근 5∼9곳의 소방서 인력을 동원하는 대응 2단계로 격상했다.

불은 오전 10시 30분쯤 초진(불길을 통제할 수 있고 연소 확대 우려가 없는 단계)됐다. 그러나 건물 안은 여전히 연기로 가득 찼다.

소방당국의 1차 인명 수색 결과 물류센터에서 당시 근무 중이던 69명 중 5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모두 지하 4층에서 발견됐다고 소방 관계자가 전했다.

부상자는 8명으로 중상 1명, 경상 7명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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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제일리의 한 물류센터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2020.7.21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21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제일리의 한 물류센터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2020.7.21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지하 4층 화물차 ‘펑’ 소리와 함께 불길” 진술 확보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 당시 지하 4층의 화물차에서 원인 모를 폭발이 일어나면서 불이 시작됐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날 이곳 지하 4층에서는 냉동식품을 화물차에 싣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그러던 중 화물차에서 갑자기 ‘펑’ 소리와 함께 연기가 번져 나갔고, 불길이 일어났다는 것이 당시 현장 근로자의 진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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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연기 뿜어내는 용인 물류센터
검은 연기 뿜어내는 용인 물류센터 21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제일리의 한 물류센터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2020.7.21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연합뉴스에 따르면 화재 당시 지하 4층에서 작업 중이던 작업자 A(38)씨는 “갑자기 ‘꽝’ 하는 소리가 나더니 삽시간에 검은 연기가 퍼져 앞이 잘 안 보였다”면서 화재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그는 “갑자기 어디선가 폭발음이 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연기가 사방으로 치솟았다”며 “앞이 보이지 않아 벽을 더듬으면서 겨우 탈출했다”고 말했다.

다른 생존자 B(35) 씨는 “작업 중에 차량 경적이 계속 들려 무슨 일인가 봤더니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며 “그나마 빨리 화재 사실을 알게 돼 생존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 현재 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된 이곳 물류센터에는 대부분 불길이 잡혔음에도 여전히 옅은 연기가 계속 피어올랐다.

불길이 빠져나가는 통로가 된 좌·우측 진출입로 부근은 검은 연기로 인해 지상 4층 높이의 건물 꼭대기 부근까지 검게 그을렸고, 불이 시작된 지하 쪽과 이어진 외부 환풍구는 솟구친 열기로 덮개 부분이 완전히 녹아내렸다.

내부에 검은 연기 가득…“사망자들 갑작스런 사고에 못 빠져나온 듯”불이 난 SLC 물류센터는 지상 4층, 지하 5층의 연면적 11만 5000여㎡ 규모이다.

지상 1층에는 이마트와 제이오피엔피(JOPNP)가, 지하 1층에는 오뚜기가 각각 입점해 있다.

지하 2층은 출하대이고, 지하 3∼4층은 오뚜기와 JOPNP의 저온창고가 위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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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경기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의 SLC 물류센터에서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2020.7.21  연합뉴스
21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경기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의 SLC 물류센터에서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2020.7.21
연합뉴스
69명의 근무자 대부분 지하 4층에서 일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워낙 갑작스러운 폭발이 일어나면서 화재가 발생해 일부 근로자들이 미처 현장을 빠져 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아래층인 지하 5층은 기계실로 당시 근로자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불이 나면 빠른 속도로 연기가 치솟는 데다 아래쪽인 지상 1층으로의 탈출이 어려워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는 상층부인 지상 2∼4층은 공실 상태여서 이들 층에서는 피해자가 없었다.

소방 관계자는 “불길은 대부분 잡혔지만, 아직 내부에 연기가 차 있어 정확한 화재 경위 조사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관련 기관들과 합동 감식을 해 정확한 피해 규모와 화재 원인을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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