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건씩 동시다발” 이례적… 유충 원인 못 찾고 불신만 커졌다

“수백 건씩 동시다발” 이례적… 유충 원인 못 찾고 불신만 커졌다

한상봉 기자
한상봉 기자
입력 2020-07-20 21:06
수정 2020-07-2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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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 유충’ 왜 조사 길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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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과 경기 일부 지역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된 가운데 서울시에서도 유충 발견 신고가 접수됐다. 사진은 중구의 한 아파트에 사는 김모씨가 지난 19일 오후 11시쯤 샤워를 마친 뒤 욕실 바닥에서 발견한 유충. 연합뉴스
인천과 경기 일부 지역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된 가운데 서울시에서도 유충 발견 신고가 접수됐다. 사진은 중구의 한 아파트에 사는 김모씨가 지난 19일 오후 11시쯤 샤워를 마친 뒤 욕실 바닥에서 발견한 유충.
연합뉴스
합동조사단 “설명할 수 있는 상황 아니다”
‘활성탄 여과지’ 사용하는 인천 공천정수장
습한데다 모래층 있어 ‘깔따구’ 살기 좋아
화성·파주 일부 유충 ‘나방파릿과’로 조사
“세면기까지 기어오른다는 게 이해 안 돼”
“샤워해도 몸이 근질근질… 대책 마련해야”

정세균 국무총리가 조명래 환경부 장관에게 “수돗물 유충의 원인을 신속하게 조사해 달라”고 주문했지만, 신속한 원인 조사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환경부와 인천시가 만든 합동정밀조사단 관계자는 20일 “원인을 언제 밝힐 수 있을지 지금으로서는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유충 발견이 거의 보고된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왜 수백 건씩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지 아직 설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엘니뇨 등 기후이상에 따른 곤충·벌레 대유행과의 연관성 등도 아직 단정할 수 있을 만큼 연구된 결과물이 없다”고 덧붙였다.

조사단은 애초 고여 있는 물만 처리하면 유충의 서식 및 발생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비밀폐·밀폐정수장을 가리지 않고 유충이 발견되고 배수구에서 주로 서식하는 나방파릿과 유충까지 검출되자 예상보다 원인조사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는 입장이다.

인천 서구 일대 가정집에서 처음 발견된 유충은 지난 19일 유전자 분석 결과 비밀폐 시설인 공촌정수장에서 발견된 유충과 같은 종으로 확인되면서 발생 원인과 유입 경로가 풀리는 듯했다. 공촌정수장은 활성탄 여과지(池)를 쓰는 고도정수처리공정을 운영하고 있는데, 습하면서 모래층이 있어 깔따구가 살 수 있는 좋은 환경을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 인천시는 공촌정수장에서 발생한 깔따구 유충 또는 알이 수도관을 타고 가정으로 유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같은 날 곧바로 밀폐시설인 부평정수장 및 배수지에서도 유충 추정 물질 5건이 발견되면서 원인 조사는 다시 미궁에 빠졌다.

설상가상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의 한 아파트에서도 유충이 발견되면서 지역 주민들이 한밤중 샤워기 필터 등을 사느라 일대 혼란이 벌어졌다. 화성·파주·서울 일부 지역에서 발견된 유충은 유전자 분석 결과 수돗물이 아닌, 주로 배수구에 서식하는 ‘나방파릿과’로 조사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 동물자원과 이경진 과장은 “나방파리 유충은 수돗물에서 서식하는 게 쉽지 않으나 세면대 아래 U자형 배관 부근에서는 산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깔따구 종도 2~4주 정도면 산란에서 부화까지 가능해 수돗물이 아닌 세면대 배수구에서 유충이 얼마든지 올라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이런 설명에도 경기·인천, 서울 지역 주민들의 수돗물에 대한 불신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파주 운정지구의 일부 대형할인점에서는 샤워기 필터가 동났다. 운정의 한 주민은 “어제 늦게 샤워기 필터를 사려고 대형마트에 갔더니 남은 게 몇 개 없었다”면서 “자치단체는 유충이 배수구에서 나왔다고 하지만 사실 저렇게 작은 벌레가 세면기까지 기어오른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샤워를 해도 유충 생각에 몸이 근질근질하다”면서 “정부와 지자체가 발뺌보다는 대책 마련에 주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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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bnail - 박승진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장, ‘중랑창업지원센터 복합 건립’ 착공 환영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2020-07-2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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