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우 미국 송환 불허’에 계속되는 여성들의 분노···“사법부도 공범”

‘손정우 미국 송환 불허’에 계속되는 여성들의 분노···“사법부도 공범”

이근아 기자
입력 2020-07-12 18:53
수정 2020-07-12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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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규탄 집회 연 여성단체들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n번방에분노한사람들 등 여성·시민단체 회원들이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김학의, 버닝썬, n번방, 손정우 사건 등에 대해 미온적 판결이라며 사법부를 규탄하고 있다. 2020.7.12/뉴스1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n번방에분노한사람들 등 여성·시민단체 회원들이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김학의, 버닝썬, n번방, 손정우 사건 등에 대해 미온적 판결이라며 사법부를 규탄하고 있다. 2020.7.12/뉴스1
세계 최대 성 착취물 공유 사이트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인 손정우(24)씨에 대해 사법부가 미국 송환 불허 결정을 내린 가운데 사법부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2일에도 ‘n번방에 분노하는 사람들’, ‘모두의 페미니즘’ 등 21개 여성단체들은 서울 서초구 법원대로 앞에서 ‘다시 쓰는 사법정의:성착취 장려하는 사법부 규탄 집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비가 오는 날씨에도 500여명의 참석자들이 모여 “성범죄자들에게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는 사법부도 공범”이라고 외쳤다.

“사법부가 성범죄자들에게 빠져나갈 구멍 만들어줬다” 규탄이들은 “그간 사법부가 수많은 성범죄자들에게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주는 것을 지켜봤다”면서 “손씨의 미국 송환 불허 판결 역시 이와 같으며, 이는 사법부 스스로 존재의 이유를 져버린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앞선 지난 6일 서울고법 형사20부(부장 강영수)는 손씨의 미국 송환에 대한 세 번째 심문을 열고 범죄인 인도 거절 결정을 내렸다. 손씨는 그 뒤 바로 풀려났다.

이들은 애초부터 낮았던 1년 6개월이라는 손씨의 형량을 지적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의 아동 음란물 제작 배포 혐의를 받는 손씨는 1~2심에 걸쳐 나이가 어리고, 별다른 범죄 전력이 없으며, 부양할 가족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감형 받았다. 그 결과 1심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고, 2심은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 했다. 이후 상고 없이 형이 확정됐다.
서울 구치소 나온 손정우      (의왕=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인 손정우 씨가 6일 오후 법원의 미국 송환 불허 결정으로 석방되어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20.7.6      ondol@yna.co.kr/2020-07-06 13:18:25/ <저작권자 ⓒ 1980-202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서울 구치소 나온 손정우
(의왕=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인 손정우 씨가 6일 오후 법원의 미국 송환 불허 결정으로 석방되어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20.7.6
ondol@yna.co.kr/2020-07-06 13:18:25/ <저작권자 ⓒ 1980-202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이에 대해 연대 발언에 나선 권김현영 여성학자는 “가정형편이 어렵고 부양가족이 생겼다는 등의 감경 사유 중 필요적 감경 사유가 있느냐”며 “이러한 판사들의 동정심이 해당 아동성착취물을 통해 피해를 입은 피해자에게는 왜 전혀 작동되지 않았나”라고 되물었다. 이어 “사법부는 아동성착취를 용인하고 방조한 공범”이라고 덧붙였다.

류기환 청년하다(2030정치공동체) 대표 역시 “‘박사방’의 박사 조주빈을 키운 것이 판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크다”면서 “(손씨에 대한 판결로) 성착취 범죄에 대해 사법부가 상황을 개선할 의지도 없음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 호소인에 대한 연대의 발언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박 시장의 극단적 선택의 책임을 피해 호소인에게 묻거나, 피해 호소인을 특정하려는 움직임 등이 일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모두의 페미니즘’의 김예은 대표는 “박 시장의 극단적인 선택 이후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애도의 글이 쏟아지는 등 사회 전체가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를 안타까워하고, 가해자를 걱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대·자유발언 이후 참석자들은 서울고등법원과 대법원을 잇는 대로를 행진하며 사법부를 규탄하고, 손씨를 비롯한 성착취물 유통자와 이용자에 대한 합당한 처벌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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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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