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다녀온 ‘강남 모녀’ 확진자, 고의성 인정돼야 배상 책임 묻는다

제주에 다녀온 ‘강남 모녀’ 확진자, 고의성 인정돼야 배상 책임 묻는다

김헌주 기자
입력 2020-03-30 22:10
수정 2020-03-31 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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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체크] 코로나 피해 실제 보상 받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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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의 권고 또는 지자체의 행정명령을 위반한 사람들에 대해 정부와 지자체가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30일 제주도는 4박 5일의 제주 여행 이후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 강남구 출신 미국 유학생 모녀를 상대로 제주지법에 1억 32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업체 2곳과 자가격리자 2명도 소송에 참여했다. 업체는 영업손실액과 2차 피해, 자가격리자는 정신적 손해에 따른 위자료를 청구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들 모녀가) 방문한 업소가 다 폐업을 했다. 졸지에 자가격리당한 사람만 40명이 넘는데 이분들의 손해를 다 합치면 1억원은 너무나 작은 액수”라고 말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도 자가격리 중 외부 활동을 한 30대 영국인 남성 A씨에 대해 “자가격리 조치 등 위반 사실이 불법행위에 해당해 추가 방역과 감염 확산 등에 따른 국가 손실을 유발했다고 인정될 경우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치료비에 대한 부분도 법무부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제주도가 미국 유학생 모녀에게 적용한 법 조항은 민법 750조다. 이 조항은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했을 때 배상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주도는 여행 첫날인 지난 20일부터 증상이 있었기 때문에 고의 또는 중과실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고의·과실 여부가 인정될지는 미지수다. 입증 책임을 놓고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신현호 대한변협 인권위원장도 “과실이 있다 해도 과연 (이러한) 결과를 예견했는지 등 당시 상황을 따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도는 과실치상 또는 상해죄를 적용해 형사고발할 가능성도 내비쳤지만 지역사회 확진자가 나와야 가능할 전망이다.

영국인 A씨에 대해서는 형사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가격리 권고를 무시하긴 했지만 감염병예방법(42조 2항) 위반을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해석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자가격리 위반에 따른 벌금형 부과는 어려울 수 있다”면서 “현재로서 가장 강력한 조치는 강제 퇴거”라고 말했다.

다만 강제 퇴거는 민형사상 조치가 마무리돼야 가능할 전망이다. 이동찬 변호사(더프렌즈법률사무소)는 A씨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가능성에 대해 “상점이 문을 닫는 등 구체적 손해가 입증돼야 할 것”이라면서 “소송에서 이겨도 (외국인이라) 강제집행 과정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도 집회금지 행정명령을 어기고 주말 현장예배를 강행한 성북구의 사랑제일교회 신도들을 이번 주 안에 경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이들에게 적용되는 법 조항은 감염병예방법 49조 1항(집회·제례 등 금지)이다. 의료법 전문가들은 “예배 주최자뿐 아니라 참석자들에게도 책임 추궁이 가능하다”고 본다.

서울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서울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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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2020-03-3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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