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꿔놓은 행락문화…먹고 즐기기 아닌 ‘힐링’

코로나19가 바꿔놓은 행락문화…먹고 즐기기 아닌 ‘힐링’

강경민 기자
입력 2020-03-24 14:59
수정 2020-03-24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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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에는 관광객 북적·횟집은 손님 없어 썰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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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낙산 해변 찾은 관광객
양양 낙산 해변 찾은 관광객 화창한 날씨가 이어진 22일 휴일을 맞아 강원 양양 낙산해변을 찾은 관광객과 주민들이 백사장에서 봄기운을 즐기고 있다. 2020.3.22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나들이 행태도 바꿔놓고 있다.

먹고 즐기기에서 조용한 힐링으로 행락 문화가 바뀌는 모습이다.

24일 강릉과 속초시를 비롯한 동해안 지역 자치단체에 따르면 장기화하는 코로나19 사태에 누적된 피로감을 해소하고자 동해안을 찾는 관광객이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특히 바닷가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쾌청한 날씨가 이어진 지난 21일과 22일 강릉과 속초, 양양 등 해수욕장에는 마치 초여름 해변을 연상케 할 정도로 백사장을 찾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관광지 주변의 음식점들은 대부분이 파리가 날렸다.

코로나19가 먹거리, 즐길거리 위주였던 그동안의 행락문화를 바꿔놨기 때문으로 보인다.

우선 코로나19 사태 이후 동해안을 찾는 관광객 대부분은 코로나19 위험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가까운 가족이나 연인, 친구 단위로, 바닷가나 공원 등을 산책한 후 돌아가는 당일치기 나들이를 하고 있다.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간단히 기분 전환만 하고 돌아가는 형국이다.

숙박하는 관광객들도 다중이 이용하는 콘도미니엄과 펜션보다는 텐트나 캠핑카를 이용한 야영을 즐기고 있다.

이러다 보니 야영장이나 주차장은 밤이면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캠핑족들로 붐벼 지난 주말 강릉지역 한 야영장은 200여 명이 몰릴 정도였다.

양양의 한 해수욕장 공용주차장에도 버스를 개조한 캠핑카에서부터 일반 트레일러 캠핑카까지 수십여대가 진을 친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처럼 관광객이 다소 늘어나고 있으나 관광지 주변의 음식점들은 파리가 날리는 상황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식당이 이처럼 타격을 받는 데는 코로나19 이후 사람 간 접촉이 많을 수밖에 없는 실내를 기피하는 현상이 한몫하고 있다.

그래서 관광객들은 요즘 많은 관광객이 몰려 복잡한 유명 맛집보다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조용한 음식점을 오히려 선호하고 있다.

양양 낙산해수욕장 인근의 한 횟집 주인은 “해변에는 사람들이 많은데 횟집에는 손님이 전혀 없다”며 “바닷가에서 시간을 보내고 돌아가는 관광객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휴일인 지난 22일 속초해수욕장에서 만난 관광객 김모(23·서울시)씨는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바닷바람이나 쐬려고 가족들과 함께 동해안에 왔다”며 “예전 같으면 지역의 맛집도 찾아다녔을 텐데 이번에는 사람 접촉에 따른 감염 걱정 때문에 그냥 돌아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주요 항·포구 방파제에 낚시객이 몰리는 것도 코로나19가 만든 이색 풍경이다.

특별히 잡히는 어종이 없는 시기임에도 속초항 등 동해안 항·포구 방파제는 주말과 휴일이면 낚시객들로 붐비고 있다.

방파제를 찾는 낚시객은 전문 낚시꾼보다 스트레스를 풀고자 가족을 동반해 나들이 겸 낚시를 나온 관광객과 주민들이 더 많다.

지난 22일 속초항 방파제를 찾은 한 낚시객은 “낚시만큼 시간 보내기에 안성맞춤인 취미도 없다”며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낚시를 하다 보니 그동안 받았던 코로나 스트레스가 전부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업소에서 벌어지는 현상이기는 하지만 숙박업소 장기투숙 문의가 늘어나는 것도 코로나19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양양지역의 한 호텔은 최근 장기투숙을 문의하는 전화가 평소보다 늘었다.

호텔 관계자는 “호텔에서 운영하는 면역 치유 프로그램이 알려진 이유도 있겠지만 동해안의 깨끗한 공기와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아직 발생하지 않은 점 등으로 인해 힐링 차원의 장기투숙을 고려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며 “최근에도 한 가족이 장기투숙을 예약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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