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강제동원 피해자 유해, 가족 찾고도 열달간 ‘임시안치’ 신세

日강제동원 피해자 유해, 가족 찾고도 열달간 ‘임시안치’ 신세

이범수 기자
이범수 기자
입력 2020-03-01 14:58
수정 2020-03-0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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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제동원 피해자 이춘식 할아버지가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민변 대회의실에서 열린 ‘일제강제동원 배상판결 1년, 피해자 인권 피해 회복 요구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2019.10.30 연합뉴스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이춘식 할아버지가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민변 대회의실에서 열린 ‘일제강제동원 배상판결 1년, 피해자 인권 피해 회복 요구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2019.10.30 연합뉴스
1년 전 일본 오사카에서 봉환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 조선인 74명의 유해 가운데 4명의 유가족을 찾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하지만 봉환 사업을 진행한 정부와 산하기관, 민간단체는 서로 상대 기관에서 할 일이라며 손을 놓은 채 열달 넘게 유족들에게 알리지도 않은 채 임시안치 상태로 방치 중이다.

1일 행정안전부와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에 따르면 민화협은 재단을 통해 행안부로부터 약 1억60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지난해 2월 28일 일본 오사카 통국사로부터 강제동원 피해자 유골과 위패 등 유해 74위를 국내로 봉환했다. 유해는 이후 제주 애월에 있는 선운정사에 임시 안치됐다.

이후 피해자 유가족을 찾는 작업이 이뤄졌고 2개월여 만에 성과가 나왔다. 행안부에서 강제동원 희생자 유해봉환사업을 총괄하는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은 민화협에서 제출받은 74명의 명부와 과거 정부에 신고된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 명단을 대조해 지난해 5월 피해자 4명의 유가족을 찾아냈다.

행안부는 유가족들이 유해를 찾아갈 수 있도록 접촉하라고 재단과 민화협 측에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들 기관은 이후 약 열달 동안 유족들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4명 가운데 3명의 유족은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데도 유해 인수를 위한 작업은 답보상태다. 민화협은 유가족들이 유해를 인수하도록 하는 일은 민간단체에서 할 수 없으며 행안부나 산하기관인 재단이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행안부도 정부가 직접 추진할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법원의 일본기업에 대한 강제동원 배상 판결 이후 한일 양국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나서기에는 민감한 문제라는 설명이다.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측에서는 행안부나 민화협으로부터 관련 사실을 전달받은 적도 없다는 아예 다른 차원의 답변을 내놓아 소통 부재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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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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