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석방’ 천막의 기습… 광화문, 갈등에 갇히다

‘박근혜 석방’ 천막의 기습… 광화문, 갈등에 갇히다

고혜지 기자
고혜지 기자
입력 2019-05-12 22:38
수정 2019-05-13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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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애국당 불법 농성장 설치 논란

“朴 탄핵 날 경찰에 떠밀려 사람 죽었다”
“촛불만 사람이냐” 책임자 처벌 등 촉구
서울시 “오늘 오후 8시 지나면 강제집행”
애국당 “자진철거 안 해” 충돌 우려 커져
60대 여성, 세월호기억공간 낙서 적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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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대한애국당 관계자들이 천막 2동을 설치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즉각 석방 등을 주장하며 농성하고 있다. 서울시는 천막을 불법 시설물로 규정하고 자진 철거를 요구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12일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대한애국당 관계자들이 천막 2동을 설치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즉각 석방 등을 주장하며 농성하고 있다. 서울시는 천막을 불법 시설물로 규정하고 자진 철거를 요구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부처님오신날과 주말이 겹치며 각종 행사가 열린 서울 광화문광장에 대한애국당이 불법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에 돌입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는 13일 오후 8시까지 대한애국당이 천막을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강제 철거하겠다고 12일 밝혔다.

대한애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 등을 요구하며 지난 10일 오후 7시쯤 광화문광장에 불법으로 농성 천막을 설치했다. 인지연 대한애국당 수석대변인은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날 파면 선고 현장에서 경찰에 떠밀려 사람이 죽었다”면서 “진상 규명·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이분들이 국립묘지 안장까지 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불법 농성 비판에 대해선 “(시에서) 허락을 해 주지 않아 신고 없이 농성을 하게 됐다”면서 “촛불 진보 사람들만 사람이냐. 애국보수들을 위한 천막을 반대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1일에는 이들이 스피커를 이용해 큰 소리로 농성을 이어 가자 인근에서 열린 세월호 촛불문화제 등의 참가자들과 시비가 붙기도 했다. 한 60대 여성은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기억공간 벽면에 빨간색 스프레이로 ‘세월호 기억살인’, ‘문재인’ 등 낙서를 해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김광배 세월호 가족협의회 사무처장은 기억공간 낙서 사건에 대해서는 ‘테러’로 규정하면서 “단 1분 1초도 304명의 희생자의 이름과 사진이 있는 세월호 기억관을 더럽히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 측에 범죄자에 대한 일벌백계와 테러 배후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불법으로 광장을 점거해 시민 통행에 불편을 주는 행위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11일 두 차례 현장을 찾아 대한애국당에 자진 철거 요청서를 전달하고, 강제 철거를 경고하는 행정대집행 계고장 공문을 보냈다. 시는 대한애국당에 철거 시점까지 광장을 무단으로 사용한 데 대한 변상금도 물릴 계획이다. 변상금은 면적 1㎡당 1시간에 10원씩 부과된다. 현재 대한애국당은 광장에 면적 18㎡ 규모의 천막 2동을 설치한 상태다. 대한애국당은 “자진 철거는 없다”며 “하나를 철거하면 2개를 설치하고 2개를 없애면 4개를 만들고 4개를 없애면 8개를 만들겠다”고 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2019-05-1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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