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우울감에 빠진 중고생… 사이버 세상에 매몰된 20대

심한 우울감에 빠진 중고생… 사이버 세상에 매몰된 20대

이현정 기자
이현정 기자
입력 2019-05-01 17:48
수정 2019-05-01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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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통계청 ‘2019년 청소년 통계’

청소년 넷 중 한명꼴… 고학년일수록 우울
고민상담은 친구 49%·스스로 해결 14%
“도움받을 사람 없다”… 11년째 자살 1위
20대 인터넷 소비량, 인생의 7분의1 달해
일주일에 평균 24시간… 5년새 3.9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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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생 4명 중 1명은 일상생활을 하지 못할 정도의 슬픔이나 절망 등 우울감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사망 원인 1위는 11년째 ‘자살’이었으며, 10명 중 1명은 ‘낙심하거나 우울해서 이야기 상대가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답했다.

소통은 주로 인터넷으로 한다. 10대 청소년은 일주일에 평균 17시간 48분을, 20대는 24시간 12분을 인터넷 이용하는 데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가 ‘사이버 세상’에서 소비하는 시간이 삶의 7분의1이나 된다.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이 1일 발표한 ‘2019년 청소년 통계’는 스트레스와 우울, 가족과의 갈등, 사회적 고립으로 고통받는 청소년들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이 통계는 9~24세 청소년 인구 876만 5000명을 대상으로 2017~2018년 작성된 각종 통계를 재집계한 자료로, 매년 발표하고 있다.

우울감은 남녀 모두 학년이 올라갈수록 높았다. 중학생의 우울감 경험률은 25.2%, 고등학생은 28.7%다. 성별로는 여학생의 우울감 경험률이 33.6%로, 남학생(21.1%)보다 12.5% 포인트 높았다. 이는 ‘2018년 지역사회 건강 조사’에서 나타난 19세 이상 성인의 우울감 경험률(5.0%)보다 5배 이상 높은 수치다. 하지만 적지 않은 청소년은 성인도 견디기 어려운 이런 우울감을 겪을 때 주변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특히 이런 경향은 남자 청소년일수록 강했다. 남자 청소년의 13.8%, 여자 청소년의 7.6%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답했다. 연령별로는 한창 예민한 시기인 13∼18세 청소년(11.2%)이 19∼24세 청소년(10.3%)보다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 없다’고 답한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꽃다운 나이에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하는 청소년이 11년째 줄지 않고 있다. 2017년 9~24세 청소년의 사망 원인 1위는 고의적 자해(자살)로, 인구 10만명당 7.7명이었다. 2006년까진 운수 사고가 청소년 사망 원인 1위였으나 2007년부터 자살이 부동의 1위가 됐다. 청소년이 고민을 상담하는 대상으로는 ‘친구·동료’가 49.1%로 가장 많았고, ‘부모’(28.0%), ‘스스로 해결’(13.8%) 순이었다. 청소년의 29.6%는 가족 관계에 대한 만족도가 낮았다. 특히 최근 1년간 가출을 경험한 학생은 2.6%로, 10명 중 7명이 부모를 비롯해 가족과의 갈등으로 가출했다.

‘우리 사회가 안전하다’고 느낀 청소년은 24.8%에 그쳤고, 불안 요인으로 30.1%가 범죄 발생을 꼽았다. 특이한 점은 남자 청소년은 ‘국가 안보’(21.8%)가 가장 높은 불안 요인이라고 인식한 반면, 여자 청소년은 ‘범죄 발생’(42.5%)를 주된 사회 불안 요인으로 생각했다는 것이다. 2017년 기준 18세 이하 소년 범죄자는 7만 2700여명으로 전체 범죄자의 3.9%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4.3% 감소했지만 흉악 범죄와 폭력 범죄는 오히려 각각 0.4% 포인트, 3.3% 포인트 증가했다.

한 주에 인터넷을 이용하는 시간은 해마다 증가세다. 10대의 인터넷 이용 시간은 2013년(14.1시간) 이후 5년 만에 3.7시간 늘었고, 20대는 3.9시간 증가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9-05-0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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