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철창에 꾸깃꾸깃… 개 잔혹 도살 멈춰라”

“좁은 철창에 꾸깃꾸깃… 개 잔혹 도살 멈춰라”

이하영 기자
입력 2019-02-21 17:52
수정 2019-02-24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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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단체들, ‘임의도살 금지법’ 제정 촉구
서울시 “개 도축업체 다 없앤다”
육견업계 “먹는 사람 권리도 존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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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달리는‘악당트럭’
광화문 달리는‘악당트럭’ 21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 도로를 개 인형이 가득 실린 ‘악당트럭’ 이 달리고 있다. 동물권 단체 동물해방물결은 이날 동물 임의 도살 금지법 통과를 촉구하는 퍼포먼스의 하나로 도살장에 끌려가는 개들을 형상화한 트럭을 타고 도심을 행진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오늘도 개들은 좁은 철장에 꾸깃꾸깃 우겨 담긴 채 악당 트럭에 실려가 좁은 장에서 잔혹하게 죽어갑니다.”

점심시간을 맞아 수많은 직장인이 오가는 21일 오후 12시 40분쯤 서울 광화문 광장에 돌연 개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개 수십 마리의 구슬픈 울음소리는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광장 옆 인도에 전시된 1톤 트럭에서 나는 소리였다. 트럭에는 개 인형이 잔뜩 실려 있었다. 동물권단체인 ‘동물해방물결과 동물을위한마지막희망’(LCA)은 개·고양이 등의 임의도살 금지법 통과를 촉구하며 개농장 트럭의 모습을 재현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식용을 위해 임의로 개를 죽이는 일을 멈추라는 취지다.

동물권단체들은 정부가 개식용 문제를 법적 사각지대 속에 놓고 방관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오로지 먹기 위해 개를 대규모로 번식·사육·도살·유통하는 업자들이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면서 “서울 경동시장 내 마지막 개 도축업소가 문을 닫았다는 소식은 고무적이지만, 아직 문제의 근본적 해결은 요원하다”고 주장했다.

현행법상 식용을 위한 개 도살이 위법한지 여부는 판단하기 애매하다. ‘축산법’에 따르면 개는 가축으로 분류돼 농장에서 키울 수 있지만, 출산물 위생관리법상 식용을 위해 도살 가능한 가축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 이에 단체들은 축산물 위생관리법이나 가축전염병예방법 등에 가축으로 규정하지 않는 동물(개·고양이)의 임의 도살을 금지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제정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동물권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며 지자체에서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서울시는 시내 개 도축업체를 없애겠다는 목표로 업주들을 설득작업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개고기 골목’으로 유명한 경동시장 내 남은 개 도축업소 2곳을 설득해 폐쇄했다. 이로써 서울시내 전통시장에 있는 개 도축업소는 전부 사라졌다.

그러나 생존이 달린 육견업계의 반발도 상당하다. 김종석 대한육견협회 회장은 “엄연히 업계에 종사하고 개고기를 즐겨 드시는 분들의 권리도 존중해야 한다”면서 “보호단체들이 특히 여러 동물 중 개만을 대상으로 삼아 운동을 펼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육견협회 회원들은 종사자 권리보장을 주장하며 청와대, 국회 등지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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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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