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올해 수능 필적 확인란 작품은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올해 수능 필적 확인란 작품은

입력 2018-11-15 14:21
수정 2018-11-15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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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5일 오전 경북 포항 장성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2018.11.15 연합뉴스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5일 오전 경북 포항 장성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2018.11.15 연합뉴스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필적 확인란에 들어간 문구는 김남조의 시 ‘편지’ 첫 구절인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였다. 지난해는 김영랑의 시 ‘바다로 가자’ 중에서 ‘큰 바다 넓은 하늘을 우리는 가졌노라’가 들어갔다.

수험생 필적 확인은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2006학년도 수능 때 처음 도입됐다. 당시 문구는 윤동주의 ‘서시’에서 따온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이었다. 필적 확인 문구는 출제위원들이 직접 정한다. 기준은 필적을 가려낼 수 있는 기술적 요소가 담긴 문장 가운데 수험생에게 힘을 줄 수 있는 문장을 택한다고 알려졌다.

2017학년도는 수능 필적 확인 문구는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정지용의 향수), 2016학년도는 ‘넓음과 깊음을 가슴에 채우며’(주요한의 청년이여 노래하라), 2015학년도는 ‘햇살도 둥글둥글하게 뭉치는 맑은 날’(문태주의 돌의 배), 2014학년도는 ‘꽃초롱 불 밝히듯 눈을 밝힐까’(박정만의 작은 연가)였다.

이밖에도 ‘넓은 벌 동쪽 끝으로’(정지용의 향수), ‘손금에 맑은 강물이 흐르고’(윤동주의 소년),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윤동주의 별 헤는 밤),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유안진의 지란지교를 꿈꾸며),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고 넓어진다’(정채봉의 첫 마음),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황동규의 즐거운 편지)이 역대 수능의 필적 확인 문구로 쓰였다.

아래는 김남조의 시 ‘편지’ 전문이다.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었다
이 생각을 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

그대만큼 나를 정직하게 해준 이가 없었다
내 안을 비추는 그대는 제일로 영롱한 거울,
그대의 깊이를 다 지나가면 글썽이는 눈매의 내가 있다
나의 시작이다

그대에게 매일 편지를 쓴다
한 구절 쓰면 한 구절을 와서 읽는 그대,
그래서 이 편지는 한 번도 부치지 않는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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