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가 썩은 감자 먹고 유치원 다녀”… 뿔난 학부모들 뭉쳤다

“내 아이가 썩은 감자 먹고 유치원 다녀”… 뿔난 학부모들 뭉쳤다

입력 2018-10-21 23:10
수정 2018-10-22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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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서울서 잇단 비리 규탄 집회

‘도둑질 그만’ 노란색 피켓 들고 단체행동
“얘들아 엄마·아빠가 지켜줄게” 구호 외쳐
동탄 학부모 500여명 ‘비리 규탄’ 피켓 시위
동탄 학부모 500여명 ‘비리 규탄’ 피켓 시위 21일 경기도 화성 동탄의 사립유치원 학부모 모임인 동탄유치원사태 비상대책위원회가 동탄 센트럴파크 정문에서 ‘사립유치원 개혁과 믿을 수 있는 유아교육을 위한 집회’를 열고 유치원 비리 사태를 규탄하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이 지역 학부모 500여명이 참석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소중한 내 아이를 비리 유치원에 보낼 수 없다.”

사립유치원 비리에 분노한 학부모들이 단체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에듀파인 회계시스템 도입’, ‘국공립 단설 유치원 확충’, ‘입학설명회 및 추첨제 반대’, ‘비리 유치원 강력 처벌 및 퇴출’을 관철하려는 학부모들의 행동이 전국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동탄 유치원사태 비상대책위원회’는 21일 경기 화성 동탄 센트럴파크 정문에서 ‘사립유치원 개혁과 믿을 수 있는 유아교육을 위한 집회’를 열고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 방안 마련과 유아교육 공교육화를 촉구했다. 현장에는 비대위 소속 학부모 30여명과 동탄에 사는 일반 학부모 500여명이 모였다. 아이까지 포함하면 집회 참가자는 총 800여명에 달했다.

집회는 이 지역 비리 유치원으로 드러난 환희유치원에 자녀를 보낸 학부모들이 중심이 됐다. 경기교육청은 2016년 감사에서 환희유치원의 전 원장이 교비 7억원을 자신의 명품 가방과 성인용품, 숙박업소 이용료, 노래방비, 아파트 관리비 등에 사용한 사실을 적발했다. 하지만 감사 결과는 2년간 잠자고 있다가 올해 국정감사를 통해 공개됐다.

장성훈 비대위원장은 싹이 난 썩은 감자를 들어 보이며 “우리 아이가 이걸 먹고 유치원에 다녔다”고 말했다. 또 사과를 들어 보이며 “아이들이 사과 한 조각을 교우들과 나눠 먹고 원장에게 ‘배고파요 하나 더 주세요’라고 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고 했다. 이어 장 위원장은 “원장의 주머니를 채웠던 비리가 근절돼 아이들이 배 속을 채울 수 있길 바란다”면서 “아이들을 함께 지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이를 3년간 유치원에 보낸 학부모는 “비리 유치원 얘기를 듣고 너무도 화가 났다”면서 “내가 번 돈이 왜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학부모 김모씨는 “돈 내는 것만큼 배우고 좋은 것을 먹이리라는 생각은 처참하게 배신당했다”면서 “앞에서는 교육기관인 체하면서 뒤에서는 그저 자영업자였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부모들은 ‘교육은 교육기관에서, 사업은 사업체에서, 도둑질은 그만’, ‘원장님은 포도 한 박스, 아이들 간식은 포도 한 알’이라고 적힌 노란색 피켓을 아이와 함께 들었다. “애들아 엄마·아빠가 지켜줄게”라는 구호도 잇따라 외쳤다. 또 종이에 인쇄된 ‘비리 유치원’이라는 글자를 찢어버리는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앞서 지난 20일 서울 도심에서도 학부모들의 비리 유치원 규탄 집회가 열렸다.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 회원 40여명은 서울시청역 인근에 모여 ‘유아교육·보육 정상화를 위한 모두의 집회’를 열고 책임자 처벌 및 유치원 국가회계시스템 도입을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교육 당국 책임자 처벌’, ‘에듀파인 도입’ 등을 구호로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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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2018-10-2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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