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고 권하는 서울·경기 교육청 간부들, 자녀는 한명도 안 보냈다”

“혁신고 권하는 서울·경기 교육청 간부들, 자녀는 한명도 안 보냈다”

유대근 기자
입력 2018-10-15 11:16
수정 2018-10-15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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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은 6명 중 1명만 혁신고 재학중
곽상도 의원, “혁신 학교 확대정책 펴면서 자녀 안 보낸 건 이중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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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와 진보 성향인 시·도 교육감들이 혁신학교 확대 정책을 펴고 있는 가운데 정작 진보교육감이 수장인 서울·경기 교육청의 간부 중 자녀를 혁신고교에 보낸 사례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학생들에게는 혁신고의 장점을 홍보하면서 정작 자신의 자녀를 보내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중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인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이 서울·경기·인천 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4급이상 공무원 자녀 재학·졸업현황’ 자료에 따르면 혁신학교 제도 시행 이후 서울과 경기 교육청 4급 이상 공무원 자녀 26명 중 혁신고에 입학했거나 재학 중인 자녀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인천 교육청은 간부 6명의 자녀 중 1명만 혁신고에 재학 중이었다.

서울 교육청은 2011년 3월부터 혁신학교제를 도입했다. 서울 교육청의 고위공무원 자녀 14명 중 12명은 일반고를 졸업했으며, 2명은 일반고에 입학해 현재 재학중이다.

경기 교육청은 2009년 9월 당시 김상곤 교육감이 혁신학교를 도입했다. 경기 교육청 간부의 자녀 12명 중 9명은 일반고를 졸업했고, 2명 역시 일반고 입학 후 현재 재학중이었다. 다만, 1명은 2010년 일반고에 입학했는데 이 학교가 2012년 혁신학교로 지정되면서 졸업은 혁신학교에서 했다.

인천 교육청은 4급이상 공무원 자녀 6명 중 1명이 유일하게 혁신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그 밖에 2명은 일반고를 졸업했고 3명은 일반고 재학 중이었다.

곽 의원에 따르면 올해 서울 교육청은 189개 혁신학교에 107억원을 지원했고 경기 교육청은 541개 혁신학교에 152억원을 지원했다. 인천 교육청은 40개 혁신학교에 14억원을 지원했다.

혁신 학교는 교사에 재량권을 줘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토론 등 참여수업을 시도하는 등 수업과 교육과정 혁신을 선도하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문재인 정부가 임기 5년 내 달성할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수업혁신을 선도하는 혁신학교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혁신초교의 경우 지역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칠 만큼 인기가 좋은 반면 고교는 ‘기초 학력 수준이 떨어진다’는 지적과 함께 “혁신학교에 보내는 것이 대학 진학에 유리하지 않다”고 비판받아왔다.

곽 의원은 “혁신학교 저학력 문제를 덮을 게 아니라 모두가 보내고 싶은 잘 가르치는 학교를 만들고자 노력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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