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르말린으로 만든 침대서는 기준치 초과 방사능
최근 문제가 된 대진침대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들여온 라텍스 침대에서도 고농도 라돈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중국산 라텍스 매트리스에서도 고농도 ‘라돈’검출
30일 오전 서울 중구 환경재단에서 환경보건시민센터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산 라텍스 매트리스를 라돈 측정기로 계측하고 있다. 10분간 간이 계측한 결과 기준치 148 베크렐을 2배이상 넘는 278 베크렐을 기록하고 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한 시민이 중국 여행중 구입한 라텍스 침대에서 기준치의 7배를 넘는 라돈이 검출됐다며 정부의 엄정한 방사능 물질 관리를 촉구했다. 2018.5.30 연합뉴스
센터와 탈핵단체 ‘태양의학교’가 이달 26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거주자의 제보를 받고 측정기 ‘라돈아이’로 침대 매트리스를 측정한 결과, 안전기준(148베크렐)의 7.2배에 달하는 라돈 1천75베크렐이 나왔다.
센터 관계자는 “이 침대는 한국의 한 중소업체가 중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침대”라며 “수입산 제품에 대한 정부 관리에 구멍이 뚫려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원자력안전위원회 관계자는 “센터가 말한 라텍스 제품은 개인이 해외에서 구매한 것으로, 이는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상 가공제품 안전기준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며 “다만 관계 부처와 함께 관련 현황을 파악하고 있고, 할 수 있는 조처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의료기기 업체 A사에서 만든 토르말린 침대에서는 기준치를 웃도는 방사능이 나왔다. 전기석(電氣石)으로 불리는 토르말린은 음이온을 발생시켜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센터와 ‘태양의학교’가 서울 종로구 명륜동에 사는 제품 사용자의 토르말린 침대의 방사능을 측정기 ‘인스펙터’로 측정한 결과, 이 침대에서는 시간당 0.868마이크로시버트가 측정됐다. 자연상태의 연간 피폭 한계치인 1밀리시버트의 7.5배로, 제품 허가 기준치의 2.5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센터 관계자는 “같은 재질의 방석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방사능이 측정됐다”며 “이 밖에도 팔찌나 주걱, 소쿠리, 소금, 치약 등 방사성 물질이 나오는 다양한 제품들이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침대 사용자는 국가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의료기로 허가해준 제품이라 안심하고 샀다고 하더라”며 “이 또한 정부 관리가 허술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의료기기 회사는 센터 측을 상대로 기자회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센터 관계자는 “업체 대표가 자체적으로 전수조사를 하고, 실제로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직접 사과하기로 약속했다”며 “만일 사과가 없다면 업체명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