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눔] ‘꿀밤도 체벌’ vs “교육 방임 안돼”

[생각나눔] ‘꿀밤도 체벌’ vs “교육 방임 안돼”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18-05-16 22:58
수정 2018-05-17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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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꿀밤 주듯 때리는 행위도 신체적 학대”

“꿀밤을 폭력으로 보는 건 과해”

“문제 학생 눈감는 교사 늘 수도”

과거에는 예사로 여겨졌던 교사의 ‘사랑의 매’가 오늘날에는 ‘체벌’에 이어 ‘아동 학대’로까지 인식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측도 학생의 인권과 부모의 저항 등을 고려해 교사의 ‘꿀밤’도 사소한 일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훈육 차원에서 주는 꿀밤이 결국엔 학생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가 된다는 이유에서다.

꿀밤 맞는 학생 이미지. 온라인 커뮤니티
꿀밤 맞는 학생 이미지. 온라인 커뮤니티
교육 당국 역시 ‘꿀밤’이 체벌이자 폭력에 해당한다는 명확한 입장을 갖고 있다. 서울교육청은 지난 2월 각 학교에 하달한 ‘2018학년도 평화로운 학교 운영 계획’ 공문에 꿀밤 관련 판례를 담았다. 지난해 춘천지법이 내린 이 판결은 ‘어린이집 교사가 아이의 머리에 꿀밤을 주듯이 때리거나 머리를 손바닥으로 때리는 행위는 ‘신체적 학대 행위’에 해당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서울교육청이 최근 홈페이지에 공개한 학교폭력 관련 연수 자료에도 ‘담임교사가 학생들이 숙제를 해 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꿀밤을 때렸다면 학교 폭력에 해당된다’고 명시됐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16일 “서울시 학생인권 조례를 보면 학생은 체벌 등 모든 물리적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를 가진다”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체벌을 통해 학생을 교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물론 학생이 다치게 할 목적이 아닌 ‘교육 목적상’ 가해지는 꿀밤을 ‘폭력’으로 보는 것은 다소 과한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가해자와 피해자 관계로 인식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 교사와 학생의 관계는 더욱 멀어질 가능성이 크다. 의도치 않게 살짝 스치기만 했는데도 학생이 “선생님 저 때리셨어요”라며 과잉 반응을 보이는 사례가 빗발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학생의 잘못을 발견해도 괜히 지적하다 징계를 받느니 그냥 눈감고 넘어가겠다”고 말하는 교사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최근 대전의 한 고교에서 여학생이 교실에서 난동을 피우고 교감을 향해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었지만, 교감은 현장에서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했다. 이런 일이 잦다 보니 교사의 ‘교육’이 갈수록 ‘방임’으로 흐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교사가 학생의 잘못을 지적하며 신체적 접촉을 하다 보면 감정이 들어가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체벌은 하지 않는 게 옳다”면서 “교사와 학생이 훈육의 범위 내에서 규칙을 정해 서로 충돌하는 일을 예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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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18-05-1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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