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받이 갑질’‘닭사료 갑질’… 약자들의 지옥이 된 일터

‘턱받이 갑질’‘닭사료 갑질’… 약자들의 지옥이 된 일터

홍인기 기자
홍인기 기자
입력 2018-05-01 22:44
수정 2018-05-02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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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갑질119’ 악성 사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이 공분을 사면서 일터에서의 갑질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직원을 노예처럼 부리거나 성폭력을 일삼는 직장 내 악성 갑질 사례가 공개됐다.

노동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노동절 128주년인 1일 단체가 출범한 지난해 11월부터 이달까지 접수된 1만 5000여건의 제보 가운데 가장 심각한 갑질 사례 10가지를 선정해 발표했다. 이날 서울시청 광장에서는 10대 갑질에 대한 전시와 가장 심각한 사례에 투표하는 행사도 진행됐다.
●비정규직·여성·신입이 피해자

박점규 직장갑질119 스태프는 “제보받은 사례 중 단순 임금 상담이나 체불 등을 제외하고 인간성을 파괴하는 괴롭힘이나 노예처럼 부리는 사례 등을 공개한 것”이라며 “특히 심각한 사례들은 대부분 비정규직 노동자, 여성, 신입직원이 피해자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10대 갑질에는 식사시간에 신입 직원에게 자신의 턱받이를 해 달라고 강요한 사장(턱받이 갑질), 가족 여행을 간다며 직원에게 자신이 키우는 닭과 개의 사료를 주라고 지시한 사장(닭사료 갑질) 등 직원들을 노예처럼 부리는 사장이나 직장 상사의 사례가 많았다.

중소병원 행정부장은 비정규직인 청소노동자에게 자신의 집까지 청소하라고 지시하기도 했고, 공공기관장은 직원에게 개인운동 트레이너 역할을 맡기고 운동 후 마사지를 강요하기도 했다. 또 직장 상사가 영어 과외나 논문 대필을 강요하거나 자녀 결혼식에 동원을 지시한 사례도 있었다.

●국회는 ‘갑질방지법’ 방치

위계와 권력을 이용해 여성 노동자에게 가해지는 성폭력도 심각했다. 공공기관 무기계약직 노동자가 생리휴가를 사용하면 생리대를 검사했고, 성폭력에 저항하는 직원에게 ‘아빠라고 생각하라’는 방송업계 제작사 대표도 있었다.

징계나 재교육도 인격을 말살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수도권의 한 버스회사에서는 사고를 낸 버스기사들에게 사고 내용이 적힌 종이를 목에 건 채 교육(개목걸이 갑질)을 받도록 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90일 이내 퇴사하면 하루에 15만원씩 차감하는 택배기사들을 뜻하는 ‘노비계약’, 선임 간호사가 후배를 괴롭히며 가르치는 방식인 ‘간호사 태움 문화’도 대표적인 갑질 사례로 꼽혔다. 직장갑질119는 “조현민의 폭언, 이명희의 폭력은 대한항공만의 일이 아니다”라며 “정부가 손 놓고 있는 사이 직장은 지옥으로 변했고, 국회는 여전히 갑질방지법을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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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bnail - 노성철 서울시의원 “상도전통시장 빈 점포, 청년·관광객 찾는 문화공간으로”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2018-05-0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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