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살인 공범’ 1심 공모→2심 방조…“주범 진술 못믿어”

‘초등생살인 공범’ 1심 공모→2심 방조…“주범 진술 못믿어”

신성은 기자
입력 2018-04-30 15:37
수정 2018-04-3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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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은 주범 진술 신빙성 인정…2심 “자신 형량 때문에 진술 과장했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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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 초등학생을 유괴해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인천 초등생 살해 사건’의 공범 박모양과 김모양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살인방조 등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8살 초등학생을 유괴해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인천 초등생 살해 사건’의 공범 박모양과 김모양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살인방조 등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8살 초등생 유괴·살해 사건 공범으로 지목된 재수생의 공모 여부가 항소심에서 인정되지 않은 것은 주범 진술의 신빙성에 대한 판단이 1심과 달랐기 때문이다.

서울고법 형사7부(김대웅 부장판사)는 30일 박모(20)양에게 살인이 아닌 살인방조 혐의만을 유죄로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람을 죽이라는 지시를 (공범이) 했다”는 주범 김모(18)양의 진술에 대해 1심과 달리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박양의 공모와 지시 여부가 자신의 선고 형량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해 김양이 과장해서 진술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유독 검사의 질문에 맞춰서 적극적으로 진술하려 하는 등 일관성을 못 갖췄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양의 지시가 반복적인 성격을 가져 김양이 따를 수밖에 없는 정도의 것이었고, 굉장한 스트레스를 줘서 잊을 수 없을 정도였다면 구체적으로 진술하는 게 경험칙에 부합하지만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김양의 주장처럼 김양이 박양의 지시에 무조건 따를 수밖에 없는 존재도 아니었다고 봤다.

재판부는 “김양은 박양이 자신에게 잔인한 인격을 만들어줬고, 그 잔혹성을 이용해 범행하게 했다고 진술하지만, 김양이 스스로 자신을 다르게 봐주는 것을 원했던 것에 박양이 응답한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이 평소 나눴던 대화 등을 토대로 판단할 때도 “범행 당일 새벽에 (얘기를) 나눌 때까지는 박양이 김양의 범행 실행 가능성을 진지하게 인식하면서 이를 지시하거나 범행계획을 모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1심은 박양과의 구체적인 공모 사실을 말한 김양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해 박양을 살인의 공모공동정범으로 인정했다.

공모공동정범이란 2명 이상이 범죄를 공모한 뒤 그 공모자 중 일부만 실행에 나아간 경우 실행을 담당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공동으로 범죄 책임이 있다는 법리다.

1심은 “김양의 진술이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구체화했다”며 “김양과 박양 사이에 범행과 관련한 사전 교감이 있었음을 충분히 의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처럼 1심은 살인을 실행한 김양뿐 아니라 이를 공모한 박양에게도 공동으로 범죄 책임이 있다고 봤지만, 2심은 이와 다른 판단을 내려 김양의 책임을 더 무겁게 물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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