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수사’ 검·경 또 불협화음…‘영장기각’ 이틀째 폭로전

‘드루킹 수사’ 검·경 또 불협화음…‘영장기각’ 이틀째 폭로전

신성은 기자
입력 2018-04-26 13:31
수정 2018-04-26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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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휴대전화·계좌영장 검찰 기각”…“수사기밀 공표 이해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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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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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블로거 ‘드루킹’ 김모(49·구속기소)씨의 댓글조작 사건 수사를 두고 비판 여론이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수사 주체인 검찰과 경찰의 불협화음도 점점 커지는 모양새다.

압수물 송치 과정 등을 두고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던 검·경의 신경전은 압수수색 영장 기각을 둘러싼 ‘책임 떠넘기기’ 양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회와 정부가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논의하는 국면에서 정치적 파장이 큰 이번 사건 수사를 놓고 예민한 신경전을 벌이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6일 “지난 24일 김 의원에 대한 통신영장과 금융계좌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이 기각했다”고 밝혔다.

앞서 25일에는 한 언론의 보도로 경찰이 김 의원의 보좌관 한모씨의 자택, 사무실, 휴대전화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이 기각하고 금융계좌 및 통화내역에 대한 영장만 청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김경수 의원은 드루킹 김씨와 여러 차례 텔레그램·시그널 등 메신저로 대화를 주고받았고, 보좌관 한모씨는 김씨가 운영한 네이버 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의 핵심 멤버 김모(49·필명 ‘성원’)씨에게 현금 500만원을 받았다가 돌려줬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처럼 김 의원이 드루킹 김씨 일당의 댓글조작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의심케 하는 정황이 많이 발견됐음에도 신속하고 충실하게 수사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최근 야권 등을 중심으로 고조되는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경찰이 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 단계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하는 내용이 연이틀 외부에 흘러나온 것이다.

경찰에서는 영장이 법원 문턱에도 가지 못하고 검찰에서 기각된 데 불만의 목소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역시 이런 기류에 언짢아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경찰이 자신들에게 쏠리는 수사 책임론을 검찰에 떠넘기려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경찰이 강제수사 영장을 신청하고, 그중 어떤 영장이 청구되고 기각됐다는 사실 자체가 수사 기밀사항”이라며 “수사 기밀에 속한 사항을 외부에 공표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날 한씨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된 사실이 알려진 이후에도 검찰은 비슷한 반응을 드러냈다.

검찰 관계자는 “영장 범죄사실과 수사 대상자의 관련성, 강제수사의 필요성 등에 대해 검사가 기준에 대해 적법한 사법 통제를 한 것”이라며 “강제수사는 밀행성이 생명인데 (경찰의) 영장 신청이 기각됐으면 보강해서 재신청할 문제이지 (경찰이) 대외에 공표하는 건 수사 진행 중인 사실을 수사 대상자에게 알려주는 것으로서 수사기관으로서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검찰과 경찰은 수사 지휘 등을 둘러싸고도 여러 차례 미묘한 신경전을 거듭해 왔다.

김경수 의원이 김씨와 대화한 정황이 발견된 이후 경찰은 “5일 대화방을 처음 확인해 9일 검찰과 법률검토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당시 법률검토는 이미 송치된 업무방해 사건의 일반적인 내용과 관련된 것으로, 김 의원과 관련된 자료는 논의 막바지에 ‘끼워 넣듯’ 추가로 받았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또 경찰이 김씨가 운영하는 느릅나무 출판사 사무실에서 압수한 휴대전화 170개 중 133개를 ‘양이 많다’는 이유로 이례적으로 분석 없이 검찰에 넘긴 것에도 검찰은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 바 있다.

거듭된 신경전에 이어 ‘책임 떠넘기기’에 가까운 폭로전이 뒤따르면서, 향후 수사가 성과를 내기는 어려워지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거세질 것으로 관측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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