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 비관’ 증평 모녀 사망 유서…“엄마가 직접 썼다”

‘생활고 비관’ 증평 모녀 사망 유서…“엄마가 직접 썼다”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4-18 13:36
수정 2018-04-1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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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한 가게 장부 노트와 필적 동일…생활고 비관 극단적 선택 추정

지난 6일 네 살배기 딸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된 충북 증평 A(41·여)씨의 아파트에서 나온 유서는 A씨가 직접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증평 모녀 사망 아파트 현관문  연합뉴스
증평 모녀 사망 아파트 현관문
연합뉴스
이에 따라 A씨 모녀 사망 사건은 빚 독촉과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딸과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모녀 사망 사건과 별개로 저당권이 설정된 A씨의 SUV 차량을 중고차 매매상에 판 뒤 돌연 출국한 여동생의 수상한 행적은 계속 조사 중이다.

증평 모녀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괴산경찰서는 1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유서는 A씨가 작성한 것”이라는 필적 감정 결과를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A씨가 가게를 운영할 때 쓰던 장부 노트와 유서의 필적을 감정한 결과, 동일인의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A씨는 “남편이 숨진 후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다. 혼자 살기 너무 어렵다. 딸을 데려간다”는 내용과 친척 등 6명의 전화번호 등을 적은 유서를 남겼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지난 9일 1차 부검에서 A씨의 사인을 ‘경부 자창과 독극물 중독’이라며 자살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경찰은 필적 감정과 부검 결과, 외부 침입 흔적이 없었던 점 등을 토대로 A씨 모녀가 생활고 등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사실상 결론지었다.

A씨는 지난 6일 오후 5시 18분께 자신의 아파트 안방에서 딸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관리비가 계속 연체되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신고로 사망이 확인됐다.

A씨는 지난해 9월 사업에 실패한 남편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빚 독촉과 생활고에 시달려 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모녀가 작년 12월 말이나 지난 1월 초 숨진 것으로 추정해 왔다.

지난 1월 2일 저당권이 설정된 A씨의 SUV를 중고차 매매상에 팔고 다음 날 인도네시아로 출국한 것으로 밝혀진 여동생 B(36)씨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B씨는 이 차를 팔 때 숨진 언니의 휴대전화를 사용했다.

경찰은 저당권이 설정된 A씨의 차를 판매한 혐의(사기)로 중고차 매매상으로부터 고소당한 B씨가 자진 출석 요구에 불응함에 따라 지난 12일 체포 영장을 신청, 다음날 발부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외국에 머물며 출석 요구에 계속 불응하는 B씨의 휴대전화마저 꺼져 행방 확인이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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