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도끼·쇠파이프 혈투 ‘통합춘천식구파’…결성 7년 만에 와해

손도끼·쇠파이프 혈투 ‘통합춘천식구파’…결성 7년 만에 와해

강경민 기자
입력 2018-03-27 13:58
수정 2018-03-27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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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서방파와 정면충돌 후 조직 실체 드러나…이권·자금원 원천 차단

강원 춘천지역 장례식장 조화납품과 보도방, 사채업 등 이권 사업을 폭력적으로 독점한 ‘통합춘천식구파’가 결성 7년 만에 사실상 와해했다.

2011년 춘천지역 4개 군소 조직 통합으로 결성된 이들은 위력을 행사해 이권 사업 독점부터 필리핀에 근거를 둔 1천600억원대 도박사이트 운영 등 탄탄한 자금원을 토대로 세력을 불렸다.

수면 아래서 세력을 확장해온 통합춘천식구파는 2015년 12월 범서방파와의 집단 폭력사태로 그 실체가 드러났다.

경기북부청과 강원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년여에 걸친 공조수사를 통해 통합춘천식구파 두목 A(48)씨 등 조직원 93명을 일망타진하고 자금원까지 차단했다고 27일 밝혔다.

◇ 군소 4개 조직 통합·결성…충성 맹세·탈퇴 조직원 보복

춘천지역 토착 폭력배 4개파(승택파·동기파·생활파·식구파)를 통합한 ‘통합춘천식구파’는 2011년 결성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그해 6월 홍천군의 한 행사장에서 열린 결성식에서 A씨가 두목으로 추대됐다.

A씨는 춘천 시내에서 활동하던 기존 폭력조직의 핵심 조직원 50여명을 모아 조직을 통합 재결성했다.

이들은 ‘선배를 만나면 90도로 인사한다’, ‘선배가 호출하면 즉시 출동한다’는 등의 행동강령을 만들어 충성하도록 하는 한편 탈퇴 조직원에게는 보복을 가하기도 했다.

조직이 공식 결성되기 전인 그해 4월 조직원이 영업부장으로 있는 나이트클럽에서 탈퇴한 조직원이 말썽을 부리자 야산으로 끌고 가 구덩이에 묻고 휘발유를 뿌릴 것처럼 위협하기도 했다.

또 충성 맹세를 한다며 핵심 조직원 6명이 모두 자신의 새끼손가락을 한마디씩 자르기도 했다.

◇ 1천600억대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금줄 확보

이들은 협박 등 폭력적인 수단으로 춘천지역 장례식 조화납품, 보도방 영업, 사채업 등 각종 이권을 차례대로 독점해 나갔다.

2011년 춘천과 홍천지역 장례식장 조화납품 사업을 장악한 이들은 이듬해인 2012년 보도방 영업, 2013∼2014년 사채업까지 독점해 조직 사업을 확장했다.

급기야 A씨는 2015년 3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필리핀 현지에 서버를 개설, 1천600억원대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조직 운영에 필요한 자금원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챙긴 28억원의 부당 이득금은 조직 운영자금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A씨는 도박사이트 관리책과 수익금 전달책 등 28명을 고용해 이들에게 매달 월급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 범서방파와 정면충돌…도심서 집단 패싸움까지

조직 운영 자금원을 토대로 세력 확장에 나선 A씨 등은 범서방파 조직원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도심 속에서 손도끼와 쇠파이프까지 등장한 집단 폭력사태는 2015년 11월 19일 새벽에 벌어졌다.

당시 춘천시 송암동 종합운동장 주차장에서 범서방파와 통합춘천식구파 조직원들이 미리 준비한 흉기와 야구방망이 등으로 집단 패싸움을 벌였다.

이들의 패싸움은 조직원 빼가기 등 폭력조직 간 누적된 갈등이 분출하면서 빚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으로 검거된 폭력조직원만 30여명에 달했다.

이를 계기로 시작된 수사에서 경기북부청은 범죄단체 구성·활동, 강원경찰청은 조직 자금원을 파헤치는 등 2년여에 걸친 공조수사로 조직 자체를 와해했다.

이영길 강원경찰청 광역수사대장은 “자금원이 폭력조직 운영의 근간인 만큼 이를 찾아내 차단하는 것이 폭력조직 와해에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인터넷 도박 등 사행성 산업이 조직 운영자금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철저히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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