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태경 연세대 교수 “포항 본진 응력 확장하고 있어”
지난해 11월 15일 포항에서 규모 5.4의 본진이 발생한 지 약 석 달 만인 11일 새벽 최대 규모의 여진이 발생한 것은 보기 드문 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여진은 통상 시간이 지나면서 발생 빈도와 최대 규모가 감소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석 달 만에 제일 큰 규모의 여진이 발생한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3분 3초 포항시 북구 북서쪽 5㎞ 지역(북위 36.08, 동경 129.33도·지진 발생깊이 9㎞)에서 규모 4.6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는 본진 발생 당일 있었던 규모 4.3의 여진을 능가하는 가장 큰 규모의 포항 여진이다.
역대 가장 큰 지진으로 기록된 2016년 9월 12일 규모 5.8의 경주 지진에 따른 여진은 시간이 갈수록 안정화했다.
본진 발생 당일 규모 3.0대의 여진이 7번 발생했고 7일 후인 9월 19일 규모 4.5의 강한 여진이 발생했지만, 이후 발생한 여진은 모두 이를 넘지 못했다.
반면 경주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지진인 포항 본진의 경우 잠잠해진 듯 하더니 다시 응력을 분출했다.
포항 본진 이후 비교적 강한 규모 3.0 이상의 여진은 이날까지 총 8차례 발생했다. 규모 4.3의 여진을 비롯해 3번이 본진 발생 당일에 일어났고, 나머지 3번도 11월에 발생했다.
성탄절인 작년 12월 25일에 다시 규모 3.5 여진이 발생한 이후에는 한 달 넘도록 규모 2.0대의 비교적 작은 여진만 있어 소강상태를 보였지만, 이번에 최고 여진 규모를 경신했다.
홍 교수는 “이번 지진은 포항 본진 발생 때 만들어진 단층면의 끝자락, 그것도 가장 하단부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당시 쪼개질 듯 말 듯했던 단층면에 응력이 모이면서 이번에 깨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곧 아직 쪼개지지 않았던 단층면이 추가로 깨지면서 에너지를 배출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즉 본진 단층면이 확장하면서 지진이 발생하는 것으로, 단층의 실제 크기를 모르는 현재로써는 결코 좋은 의미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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