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산림과학원 홍릉숲·청량리 일대 측정…“경보 발령되면 오후 이용이 좋아”
미세먼지를 피해 안전하게 도시 숲을 이용하려면 점심시간부터 오후 시간대(오전 11시∼오후 4시)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17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서울 동대문구 홍릉 숲과 청량리역 주변 도심에서 측정한 미세먼지와 기상자료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
도시 숲 안의 초미세 먼지 농도는 오전 11시 가장 낮게 나타났으며, 오후 시간대에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지는 것은 도시 숲 안의 풍속이 높아져 나뭇잎의 오염물질 흡착(흡수)이 쉬워지기 때문으로 추정됐다.
조사 기간 도시 숲의 평균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 먼지(PM2.5) 농도는 도심과 비교해 15%와 8% 낮았으며,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도시 숲의 초미세 먼지와 미세먼지 농도는 17.4㎍/㎥와 29.3㎍/㎥로 도심보다 15%, 24% 낮았다.
오전 11시의 초미세 먼지 농도(15.6㎍/㎥)가 하루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11시 이전의 시간대에는 도시 미세먼지의 주요 배출원으로 알려진 도로(내부순환로)에서 바람의 유입이 이뤄지고, 도시 숲 내부의 풍속(0.13m/s)이 약한 반면 오후 시간대에는 풍속이 0.44m/s로 높아지면서 나뭇잎들이 미세먼지와 같은 입자상의 오염물질을 흡착(흡수)해 제거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초미세 먼지가 ‘나쁨’ 단계(50㎍/㎥ 이상)일 때, 오전 시간대에는 도시 숲의 초미세 먼지 농도가 도심보다 높았지만, 오후 시간대에는 도시 숲이 ‘보통’ 수준으로 감소한 반면 도심은 ‘나쁨’ 단계를 유지했다.
9월 중 오전 6시부터 9시까지의 초미세 먼지 농도는 도시 숲이 50㎍/㎥를 나타내 도심(38㎍/㎥)보다 오히려 33% 높게 조사됐다.
그러나 오후 시간(11시∼오후 4시)에는 도시 숲의 초미세 먼지 농도가 30㎍/㎥로 도심(54㎍/㎥)보다 45% 정도 낮았고, 이 같은 경향은 늦은 저녁 시간(오후 6시 이후)까지 지속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앞선 연구에서는 지난해 4월부터 5월까지 도시 숲의 미세먼지와 초미세 먼지가 도심보다 각각 26%, 41%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구남인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태연구과 박사는 “이번 연구로 도시 숲이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는데 상당한 효과를 낸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며 “시간대별로 기온과 바람의 영향으로 도시 숲의 미세먼지 농도 변화가 큰 만큼 고농도 미세먼지 경보 등이 발령되면 이른 새벽 시간대보다는 오후 시간대에 도시 숲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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