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 기부 천사로 남은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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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1-10 23:02
수정 2018-01-11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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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사 정성훈씨 작업 중 추락사

정씨 父 “아들이 희망했던 일” 부산연탄은행에 500만원 기부
정성훈씨. 연합뉴스
정성훈씨.
연합뉴스
해양 전문가를 꿈꾸던 20대 아들을 사고로 잃은 부모가 보상금을 연탄배달 봉사단체에 기부한 사실이 알려졌다.

10일 부산연탄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4일 대형 컨테이너선 항해사로 일을 시작한 정성훈(당시 23)씨는 배에서 하역 작업을 하다가 추락해 숨졌다. 한국해양대를 나와 취업한 정씨가 두 번째로 승선한 배에서 일어난 사고였다.

정씨의 아버지는 사고 한 달 만인 지난 9일 부산연탄은행을 운영하는 강정칠 목사에게 전화를 걸어 기부의사를 밝혔다. 아버지는 “우리 성훈이가 매월 2만원씩 연탄은행에 돈을 보내기를 희망했다고 들었다. 그런데 매월 2만원씩 빠져나가면 마음이 너무 아플 것 같아서 성훈이 보상금에서 500만원을 보내니 잘 써 달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이 살아 있었다면 20년 넘게 후원할 수 있는 금액이다.

정씨는 숨지기 이틀 전 부산연탄은행에 매월 2만원의 기부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돈을 냈다. 정씨의 아버지는 아들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통장에서 2만원이 빠져나간 것을 보고 이런 사실을 알게 됐다. 정씨는 자신이 멘토로 생각했던 한기철 도선사가 연탄은행에서 봉사와 후원을 한다는 것을 알고 “미약하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며 기부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연탄은행은 이 기부금으로 저소득층 노인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연탄을 나눠 줄 계획이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2018-01-1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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