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믿을 ‘간호등급’…서울아산·삼성 2등급, 이대병원 1등급

못믿을 ‘간호등급’…서울아산·삼성 2등급, 이대병원 1등급

강경민 기자
입력 2017-12-28 09:27
수정 2017-12-28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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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확보’ 기준 신생아중환자실 간호관리료 차등제 바꿔야

지난 16일 불과 81분 사이에 미숙아 4명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이대목동병원이 신생아중환자실 간호등급(간호관리료 차등제)은 1등급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제도의 평가 기준이 간호 인력확보에 집중돼 있어 의료 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높일 수 있는 더 상세한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신생아중환자실 간호관리료 차등제는 지난 2007년 10월 도입됐다. 분기별로 신생아중환자실에 근무하는 평균 간호인력을 토대로 등급을 책정해 다음 분기부터 이에 따른 수가가 반영된다.

이번에 미숙아 사망 사고가 발생한 이대목동병원은 간호사 30명에 병상 수 22개(1:0.73)로 올해 4분기 기준 1등급을 받았다.

이는 서울대병원(1:0.63), 서울성모병원(1:0.65), 세브란스병원(1:0.73)과 동일한 수준이다.

특히 이대목동병원은 2등급을 받은 삼성서울병원(1:0.77), 서울아산병원(1:0.75)보다 간호 수가를 더 받고 있었다.

신생아중환자실 간호관리료 차등제 등급 기준은 1등급(1:0.75 미만), 2등급(1:1 미만), 3등급(1:1.5 미만), 4등급(1:2 미만), 5등급(1:2 이상)으로 구분된다.

1등급에 선정된 의료기관은 신생아중환자실 입원료를 45% 가산해 보상받을 수 있고, 2등급은 30% 가산, 3등급은 15% 가산, 4등급은 기준 입원료만 받을 수 있다. 단 5등급의 경우 15% 덜 받게 된다.

그러나 평가 기준이 간호인력 확보에만 맞춰져 있어 신생아 안전 및 치료 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의료계의 분석이다.

윤영호 서울의대 교수는 “간호관리료 차등제를 비롯해 현재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의료기관 평가를 ‘구조’(시설·인력·장비 등)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며 “‘과정’(진료 프로세스 등), ‘성과’(환자 사망률·감염률 등) 위주의 평가가 이뤄져야만 의료 서비스의 질적 수준이 향상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병원별 의료 서비스의 질적 수준은 환자 안전과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며 “정부와 의료계가 의료기관 평가에 있어 과정과 성과를 집중적으로 평가하는 기준을 새롭게 정립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당초 1등급이었던 삼성서울병원은 올해 초 신생아중환자실 병상 10개가 증가했는데 담당 간호사 충원이 늦어져 현재 2등급으로 운영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현재 간호사 85명·병상 수 58개(1:0.68)를 확보해 내년 초부터 1등급 의료기관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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