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성 낮아 38%만 등록…의무사용 규정도 없어 “제값 못해”
정부의 가상통화대책 보도자료 초안이 관세청 사무관의 민간 모바일 메신저 단톡방을 통해 사전 유출된 사건 이후 공무원 전용 메신저로 개발된 ‘바로톡(barotalk)’에 불똥이 튀고 있다.정부의 내부 보안 메신저인 바로톡이 민간 모바일 메신저보다 기능이나 편의성이 현저히 떨어져 공무원들이 민간 메신저를 즐겨 쓰다가 유출 사고가 난 게 아니냐는 지적이 공직사회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17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바로톡은 2014년 12월 6개 중앙부처 공무원 7천300여 명을 대상으로 시범운영에 들어간 뒤 이듬해 7월부터 전체 중앙부처와 지자체 공무원으로 전면 확대됐다.
하지만 정부 차원의 사용 권고에도 올해 12월 기준 바로톡을 등록해 활용 중인 공무원 수는 약 15만3천 명에 그쳤다. 이는 전체 사용 대상자 40만 명(교육공무원 제외)의 38%에 불과한 수준이다.
일일 사용자는 접속자를 기준으로 하루 3만5천명선으로 전체 사용 대상자의 8.7% 정도에 그쳤다.
정식 서비스 개시 2년 반이 됐는데도 바로톡이 공무원들에게 외면받는 이유로는 카톡 등 민간 모바일 메신저보다 사용하는 데 불편하다는 점이다.
바로톡은 카톡과 달리 대화창에서 공유한 문서·사진은 이미지 형태로만 볼 수 있을 뿐 사용자 휴대전화 단말기에는 저장할 수 없다. 여러 보안기술을 적용해 기능에 제한을 뒀기 때문이라는 게 행안부 설명이다.
바로톡은 로그인을 할 때마다 4자리로 된 사용자 고유번호를 넣어야 하고, 메신저 로그인 시 백신 프로그램이 가동돼 사용자 입장에서는 앱이 느리게 작동한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다.
중앙부처에 근무하는 한 공무원은 “바로톡을 깔아놓고 있지만 실제로는 사용하지 않는다”면서 “기능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게다가 정부 관련 규정상 공무원들이 모바일로 업무를 볼 때 바로톡을 쓰도록 하는 강제 조항도 없다. 실제로 행안부 모바일전자정부서비스관리지침 등에는 바로톡 사용을 권고만 하고 있을 뿐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지 않다.
행안부 관계자는 “바로톡 출시 후 기능을 지속해서 개선해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면서도 “여러 보안기술을 적용하다 보니 편의성이 민간 메신저보다 낮은 게 사실이지만, 기능 개선을 위한 예산이 민간 기업에 비해 적은 탓도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