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거제서 시연 “군용 무인수상정 개발도 추진 중”
무인비행체인 드론처럼 스스로 바다를 항해하는 무인선박이 우리나라 바다를 누빌 날도 멀지 않았다.다목적 무인선 ’아라곤 2호’ 시연회
23일 오후 경남 거제시 장목면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남해연구소 앞바다에서 열린 ’다목적 지능형 무인선 해역 시험 시연회’에서 무인선 아라곤 2호가 운행되고 있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가 개발한 아라곤 2호는 자동경로 생성, 충돌회피 등의 기능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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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선 이름은 ‘아라곤 2호’다.
아라곤은 ‘바다의 용’을 뜻한다.
2014년 말 개발한 아라곤 1호를 발전시킨 무인선이 아라곤 2호다.
날렵한 보트 형태인 아라곤 2호는 길이 8m, 폭 2.3m, 무게 3t 가량이다.
시속 43노트(시속 79㎞)까지 속도를 내고 높이 2.5m의 파도가 일어도 운항할 수 있다.
아리곤 1호보다 무게는 가벼워지고 속도는 10노트 정도 빨라졌다고 해양수산부는 설명했다.
아라곤 2호는 원격조종과 자율운항 모두 가능하다.
이날 바람이 거세고 파도가 비교적 높은 궂은 날씨인데도 아라곤 2호는 자율항해, 원격 해양감시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아라곤 2호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남해연구소 부두를 스스로 출항해 미리 설정된 경로를 따라 10노트 내외의 속도로 움직였다.
선체 정면과 왼쪽에서 다른 선박이 다가오자 내부에 설치한 레이더, 카메라로 접근 선박을 자동으로 인식해 방향을 틀어 충돌을 피했다.
불법 조업으로 의심되는 선박에 접근해서는 먼저 사이렌을 울렸다.
이어 경고, 안내방송을 하고 현장 상황을 육상관제소에 자동으로 전송했다.
임무를 끝낸 아라곤 2호는 출항 때와 마찬가지로 스스로 부두로 복귀했다.
해양수산부는 2011년부터 정부출연금, 민간부담금 등 270억원을 들여 다목적 지능형 무인선 개발을 시작했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를 중심으로 7개 연구기관, 민간기업이 참여해 고속항해가 가능하면서 장애물을 스스로 인식하고 회피할 수 있는 해양감시, 조사용 무인선 개발을 시도했다.
그 결과물이 아라곤 2호다.
아라곤 2호는 조업감시 뿐만 아니라 해양 관측조사, 오염방제, 수색구조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입할 수 있다.
사람이 직접 탑승하기 어려운 지역에서도 활용 가능하며 무인선인만큼 선박 유지관리 비용을 줄이는 장점도 있다.
김선영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내년 말 무인선 연구개발이 끝나게 되면 국내 무인선 기술이 미국 등 선진국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는 축적한 무인선 기술을 바탕으로 방위사업청과 군용 무인수상정 개발도 추진중이다.
무인선 핵심기술인 자율운항기술은 지난 3월 민간기업(세이프텍리서치)에 이전했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해양정책실장은 “아라곤 2호는 조업감시, 해양환경조사, 구인·구난 등 공공분야에서 폭넓게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무인선에 적용한 자율운항, 선체설계 기술을 활용해 개발경쟁이 치열한 무인 화물선 분야도 입지를 넓혀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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