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악몽’ 동림저수지 인근… 방역 초비상

‘AI 악몽’ 동림저수지 인근… 방역 초비상

입력 2017-11-19 22:54
수정 2017-11-20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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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오리농가 AI 고병원성 확진

1만 2000마리 긴급 살처분 완료
500m내 농장 없고 추가신고 없어
이동제한 확대 땐 평창올림픽 찬물
방역당국, 선제적 예방 조치 나서
지난 18일 전북 고창군 흥덕면의 한 오리 농가에서 H5형 조류인플루엔자(AI) 항원이 검출돼 고창군 공무원들과 방역요원들이 오리 살처분 작업을 하고 있다. 고창군 제공
지난 18일 전북 고창군 흥덕면의 한 오리 농가에서 H5형 조류인플루엔자(AI) 항원이 검출돼 고창군 공무원들과 방역요원들이 오리 살처분 작업을 하고 있다.
고창군 제공
올겨울 들어 처음으로 전북 고창군의 한 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19일 검출됐다. 그동안 AI 바이러스가 야생 조류의 분변에서 검출된 적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모두 저병원성이었다. 농가에서 사육 중인 가금류에서 AI 바이러스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은 물론 닭과 오리 등 가금류에 치명적인 고병원성으로 최종 확인되면서 긴장감은 수직 상승하고 있다. 더욱이 해당 농가는 2014~2015년 큰 피해를 낳았던 동림저수지 인근인 데다 평창동계올림픽까지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이라 방역 당국의 주름살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날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북 고창군 흥덕면의 육용오리 농가에서 검출된 AI 바이러스는 고병원성 H5N6형이다. 총 1만 2300여마리를 키우는 이 농가는 축산기업인 참프레에서 위탁을 받아 오리를 사육하는 계열농가다. 해당 농가의 오리는 고병원성 판정 여부에 앞서 바이러스 검출 직후 이날까지 모두 살처분됐다.

이종환 전북도 축산과장은 “살처분은 예방적 차원에서 이뤄졌다”면서 “다행히 해당 농장 반경 500m 내에는 가금류 사육 농장이 없고 아직까지는 추가 의심 신고가 접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농가에서 첫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이 나옴에 따라 현재 ‘주의’ 단계인 AI 위기경보를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방역 당국은 올겨울 AI의 대대적 발생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이번에 AI 항원이 검출된 농가는 국내 유명 철새 도래지인 동림저수지에서 남서쪽으로 500m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앞서 동림저수지 인근에서는 2014년 1월부터 2015년 6월까지 AI가 반복적으로 발생해 158개 농가에서 사육하던 가금류 339만 3000마리를 살처분했던 ‘악몽’이 있다. 당시 겨울철에 최대 20만 마리의 철새들이 월동하는 동림저수지가 AI 진원지로 지목됐었다.

방역 당국이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인접 지역에 대규모 가금류 사육 농가가 많기 때문이다. 이 농장을 중심으로 반경 3㎞ 이내에는 4개 농가에서 육계 등 36만 마리의 가금류를 사육하고 있다. 고창 지역은 닭 78개 농가 487만 8000마리, 오리 90개 농가 60만 4000마리를 각각 사육하는 가금류 밀집 지역이다.

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둔 강원도 역시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AI가 발생하면 성공적 개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가 되면서 바이러스 발생 지역에만 국한됐던 방역 및 이동 제한 조치 등이 전국으로 확대됐다.

한편 이번 오리 농가 살처분에는 전북도가 특허를 받은 ‘폐사축처리기’가 투입됐다. 폐사축처리기는 가축 사체를 고온멸균 처리한 뒤 잔존물을 퇴비로 활용하는 신기술이다. 한번에 7t까지 처리할 수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서울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2017-11-2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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