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노벨상 취소 청원’까지 계획한 MB 국정원

‘DJ 노벨상 취소 청원’까지 계획한 MB 국정원

김동현 기자
김동현 기자
입력 2017-10-08 22:32
수정 2017-10-09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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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거 후 보수단체 간부와 모의정황

檢, ‘여론조작’ 민병주 구속 기소
“민, 원세훈 지시로 추선희 만나”
與 “정치보복의 화신은 MB정권”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뉴라이트 단체를 앞세워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취소 청원 계획을 세운 정황이 드러나면서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뒤돌아 선 MB. 서울신문 DB
뒤돌아 선 MB. 서울신문 DB 2009년 8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관 앞에 마련된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 공식 빈소를 찾은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조문을 마치고 돌아서고 있다.
8일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전담 수사팀에 따르면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 A씨와 보수단체 간부 B씨가 주고받은 이메일을 분석해 이들이 김 전 대통령의 서거 후 노벨상 취소를 위해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 청원하는 방안을 논의한 사실을 확인했다. B씨가 속한 단체는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한 뒤 “김 전 대통령은 지역감정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반헌법적 6·15 공동선언을 통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훼손했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킨 곳이다.

검찰은 2009년 8월 김 전 대통령 추모 열기가 형성되며 정부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당시 국정원이 대응책으로 심리전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당시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노벨평화상 수상을 비난하는 합성사진 포스터가 유통된 데도 심리전단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 포스터는 김 전 대통령 때문에 북한 핵이 완성됐다며 평화상이 아닌 물리학상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이와는 별도로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7일 사이버 외곽팀 활동 관련 국정원 예산을 목적 외로 사용한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 단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혐의로 구속 기소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8월 국정원 댓글 공작 의혹 수사를 시작한 뒤 기소는 이번이 처음이다.

민 전 단장은 2010년 12월부터 2012년 말까지 외곽팀을 운영하며 불법 선거운동과 정치 관여 활동을 하게 하고 총 52억 5600만원을 활동비 명목으로 지급해 예산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민 전 단장은 검찰 조사에서 원세훈 전 원장의 지시로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을 특별관리하면서 추선희 전 사무총장을 직접 만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사 과정에서 원 전 원장의 지시·개입에 대한 증거와 진술을 확보했지만, 추가로 수사 의뢰된 사건을 함께 처리하기 위해 공범으로만 적시하고 기소하지 않았다.

검찰은 연휴 이후 국정원과 함께 ‘관제시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추 전 사무총장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추씨는 2011년 전후로 국정원이 작성한 ‘박원순 제압 문건’에 따라 어버이연합 등을 동원, 박원순 서울시장 반대 집회를 연 혐의를 받고 있다.

오는 12일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선 검찰의 댓글 수사가 주요 의제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법무부는 16일, 서울중앙지검은 23일, 대검찰청은 27일로 국감이 잡혀 있다. 현재 검찰의 수사에 대해 여당은 “적폐청산”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자유한국당 등 옛 여권은 “정치보복”이라며 맞서고 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잘못을 뉘우치고 국민에게 석고대죄해야 마땅하다”면서 “이명박 정권 국정원에 의한 김 전 대통령의 노벨상 취소 청원이야말로 정치 보복의 화신”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이행자 대변인도 “정황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대한민국의 국격을 처참히 유린한 일대 사건”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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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2017-10-0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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