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로원·보육원 ‘썰렁’…“함께 어울리는 사회 됐으면”
“다음 주가 추석 명절이라 그런지 어르신들이 좀 기다리시는 것 같아요. 그런데 찾아오는 위문객들이 거의 없어요.”경기도 수원의 한 노인복지시설 관계자의 말이다.
이 시설에는 양로원과 요양원에 230여명의 노인이 생활하고 있다. 가족이 없는 노인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추석이 다가왔는데도 이 곳을 찾는 사람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시설 관계자는 “10여년 전에 비하면 명절이라고 찾아오시는 분들이 3분의 1도 안 된다”며 “최근 공공기관에서 일부 찾아오고 한 두 기업이 위문품을 보내왔지만 직접 찾아오는 일반 단체나 기업체 위문객들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사진을 찍기 위해서라도 명절에 위문품을 들고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 ‘평소에 좀 더 신경 써 줬으면’ 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고 말한 뒤 “하지만 요즘은 찾아오는 위문객이 너무 없으니까 ‘명절이라도 좀 왔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30명 안팎의 어르신이 생활하는 안산의 한 양로원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 시설 관계자는 “명절이라고는 하지만 요즘 찾아오시는 사람이 거의 없다. 과거에는 공공기관이나 기업체에서 많이들 오곤 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 관계자는 “자원봉사를 오시는 분들은 있는데 이분들은 명절 아니어도 평소 자주 오시는 분들”이라며 “요즘 젊은 자원봉사자들은 거의 오지 않고, 오더라도 힘든 일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털어놨다.
보육원 등 어린이들이 생활하는 복지시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60여명의 어린이를 보살피는 안양의 한 보육원 관계자는 “과거와 비교하면 정말 위문객이 많이 줄었다. 추석이 코앞이지만 찾아오시는 분들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고양의 한 보육원 관계자도 정기적으로 오시는 분들 외에 요즘 찾아오는 위문객이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불경기가 계속 이어지면서 기업체도 그렇고 개인들도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 같다”며 “요즘에는 이곳에서 생활하는 아이들도 명절이라고 외부에서 손님 오는 것을 기대하지도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복지시설 등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면 고맙겠다. 특히 명절이나 성탄절 등에만 반짝 관심을 기울이지 말고 평소에 각종 복지시설을 자주 방문해 함께 어울려 주는 사회 분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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