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표정의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김명수 춘천지방법원장이 21일 오후 강원 춘천지법에서 재판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2017.8.21 연합뉴스
진보적 판사들의 ‘대부’로도 평가받는 김 후보자에 대해 청와대는 “법관 독립에 대한 소신을 갖고 사법행정의 민주화를 선도해 실행했다”고 인선 배경을 밝혔다.
법조계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지난 3월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가 촉발된 직후 대법원이 소집한 ‘전국 법원장 간담회’에 참석해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장 등을 향한 쓴소리를 내놨다.
당시 김 후보자는 법원행정처가 사태를 축소하려 하는 등 잘못된 대응을 하고 있다며 사법부에 대한 외부의 비판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는 김 후보자가 초대 회장이었던 국제인권법연구회의 학술 행사를 법원행정처 소속 고위 판사가 부당하게 축소하려 했다는 게 골자다.
법원을 뒤흔들었던 이 사태는 일선 판사로 구성된 대의체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생겨나는 밑거름이 됐다. 이 과정에서 국제인권법연구회 간사였던 김형연 인천지법 부장판사가 청와대 법무비서관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2015년 11월 서울고법 행정10부 재판장을 맡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합법노조 지위를 유지하는 결정을 내려 주목을 받았다.
당시 전교조는 해직교원이 가입됐다는 이유로 고용부로부터 법적 지위를 박탈하겠다는 통보를 받은 뒤 각종 소송전을 벌이던 상황이었다.
이중 정식 재판이 끝날 때까지 통보의 효력을 중단해달라는 가처분(집행정지) 신청은 전교조의 승리로 대법원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대법원이 2015년 6월 2심을 깨고 고용부의 손을 들어주며 전교조는 다시 법의 테두리 밖으로 밀려났다.
이때 파기환송 재판장을 맡았던 김 후보자는 대법원의 결정과 달리 다시 고용부의 법외노조 통보 효력을 중단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는 지난해 춘천지방법원장을 지내며 강원도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아 자유한국당 김진태·염동열 의원을 법정에 세우는 데 사실상 관여하기도 했다.
두 의원은 4·13 총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수사 대상이 됐으나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에 춘천시 선관위는 ‘김 의원에 대한 불기소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서울고법에 재정신청을 냈고, 서울고법의 ‘공소 제기(기소)’ 결정에 따라 이들은 재판에 회부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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