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집 소음, 만나서 풀었다

윗집 소음, 만나서 풀었다

윤수경 기자
윤수경 기자
입력 2017-07-20 22:34
수정 2017-07-21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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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웃분쟁조정센터 1년

소음·누수 문제 57% 최다
두 당사자·조정위원 3자 대면
조정절차 196건 중 30% 해결
“의사 전달 자체에 만족 느껴”


# 서울 수유동 빌라에 사는 A씨는 지난 4월 이사 온 윗집에서 밤낮없이 들리는 아기 뛰는 소리를 참을 수 없어 수차례 올라가 항의했다. 위층의 B씨는 “주의하겠다”고 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급기야 A씨가 매트를 가져다 주겠다고 했지만, 감정이 상한 B씨는 거절했다. 결국 A씨는 서울이웃분쟁조정센터(조정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 조정위원의 도움을 받은 두 사람은 의외로 쉽게 합의했다. 먼저 B씨는 A씨가 제공한 매트를 바닥에 깔기로 약속했다. 또 A씨는 욕설한 것을 사과하고 앞으로는 감정이 격해졌을 경우 문자메시지로 먼저 소통하기로 했다.

# 서울 삼성동 아파트에 사는 C씨는 매일 낮 들려오는 이웃집 피아노 소리 때문에 신경이 곤두섰다. C씨는 올해 1월 조정센터에 사건을 접수했고, 이웃집 D씨를 만나게 됐다. D씨는 C씨의 집을 찾아가 자녀의 심리치료 목적으로 피아노를 가르치고 있으며 입시가 마무리될 때까지만 양해를 바란다고 정중히 부탁했다. C씨는 D씨의 상황을 이해하게 됐다며 조정 신청을 취소했다.

# 서울 신월동에 사는 E씨는 옆집 주인이 골목 전체를 본인 소유의 땅이라고 주장하며 주차를 못 하게 해 갈등을 겪었다. 조정을 통해 두 사람은 들어오는 순서에 따라 차례로 주차를 하고 연락처를 남겨 차를 빨리 뺄 수 있도록 했다.

# 서울 갈현동에 사는 F씨는 매일 밤 옆집에서 넘어오는 담배연기 때문에 오랫동안 힘들어했다. 조정 결과 옆집 주인은 F씨의 고통을 이해하고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담배를 피우지 않기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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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이나 주차 문제로 칼부림까지 일어나는 등 이웃 간 분쟁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비화된 가운데 조정센터의 공적 중재자 역할이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두고 있어 주목된다. 서울시는 20일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이웃 간 분쟁에 대해 전문가가 무료로 상담·조정해 주는 조정센터가 지난해 6월 문을 연 이후 1년간 총 1847건의 상담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웃 간 분쟁을 낳는 가장 큰 원인은 소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총 1847건 가운데 층간소음, 공사소음 등에 관련된 상담이 679건(37%)으로 가장 많았고, 누수가 370건(20%)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하수도 등 시설문제(151건), 흡연·매연·악취(101건), 반려동물 관련 문제(90건), 주차(76건) 순이었다.

1847건 중 대부분은 원인을 특정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상담단계에서 기각되고 실제 조정절차까지 간 경우는 196건이다. 그중 58건(30%)의 분쟁이 해결됐고,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은 13건(7%), 상대방이 조정 참여를 거부한 경우는 125건(64%)이었다. 이 제도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에 비하면 해결 건수가 많은 편이라고 조정센터는 자평했다.

조정 절차는 신청자와 상대방이 모두 조정 참여 의사를 밝히면 변호사, 변리사 등으로 구성된 조정위원과 3자대면으로 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장혁재 서울시 기획조정실장은 “우리나라 사회갈등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가운데 5위로 높지만, 갈등관리지수는 27위로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며 “조정을 신청한 시민들은 설사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에도 상대방에게 자신의 의사를 전달했다는 것 자체에 만족을 느낀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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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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