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관람객 30∼40% 늘어난 듯…외국인보다 시민 많이 늘어”
청와대 앞길이 개방된 후 첫 휴일인 2일 오후 3시께 청와대 앞에는 일반 시민과 외국인 단체관광객을 포함해 약 70명이 몰려와 기념촬영을 하고 산책을 즐겼다.이들은 서촌·삼청동을 구경한 뒤 자연스럽게 청와대 앞길로 발걸음을 옮겼다.
비가 내려 덥고 습한 날씨였는데도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락가락하는 날씨에 따라 우산을 접었다 폈다 하며 청와대 인근을 둘러보고 카메라·스마트폰에 담았다.
단체관광객이 없을 때도 어린 자녀 등 가족과 함께 산책을 나온 시민들이 많아 청와대 앞길 인구는 꾸준히 10∼20명을 유지했다. 이날은 비가 내린 탓인지 평일에는 곳곳에 늘어서 있던 1인 시위자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
관광객이 늘어남에 따라 사랑채 안의 카페는 빈 테이블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붐볐다. 카페 직원은 “손님이 평소 주말보다 50%는 늘었다”고 설명했다.
주말에 일반 시민에게 개방하는 사랑채 뒤편 주차장도 주차할 곳이 없어 이중주차를 해야 할 정도였다.
그러나 경찰은 이들을 제지하거나 막지 않고 오히려 기념촬영을 부탁하는 관람객들의 부탁에 밝은 표정으로 흔쾌히 응했다.
일부 관람객은 격세지감을 느끼는 듯 자녀들에게 “예전에는 여기 들어오려면 경찰 검문을 받아야 했다. 이렇게 가까이서 사진도 마음대로 못 찍었다”고 설명해주기도 했다.
경기 성남시에서 온 정수원(59)·최희숙(57)씨 부부는 “청와대 앞길이 열렸다는 뉴스를 보고 와봤다”며 “청와대 하면 권력이 떠오르는데 이렇게 앞길을 열어놓으면서 국민에게 좀더 친근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연인이라는 최영민(21)·김은주(21)씨는 “삼청동 데이트를 종종 하는데 그 전에는 경찰 검문 때문에 이쪽으로 올 생각을 한 번도 안 해봤다. 새 데이트코스가 생겨서 좋다”며 “젊은 사람들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인기 많은데 이번 일을 보면서 ‘역시 문재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8세 딸과 함께 온 김현주(46)씨는 “미국도 백악관 주위로 통행이나 기념촬영이 자유로운데 우리나라도 그렇게 나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함께 온 딸에게도 청와대 앞에 오니 기분이 어떤지 묻기도 했다.
경찰은 분수대와 청와대 앞길, 연풍문 앞 등에 흩어져 이 광경을 지켜보거나 길을 묻는 관람객에게 안내했다.
경찰 관계자는 “그 전에는 주로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왔다면 (개방 이후) 지금은 시민들이 많이 발걸음을 한다”며 “체감하기로는 30∼40% 정도 관람객이 늘어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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