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 기대감’ 세종 아파트 전세가 폭락속 매매가 두달째↑

‘행정수도 기대감’ 세종 아파트 전세가 폭락속 매매가 두달째↑

입력 2017-05-14 16:12
수정 2017-05-1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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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 사는 김모(43)씨는 오는 8월 전세 계약 만료를 앞두고 아파트 매물을 찾아보다가 두 눈을 의심했다.

세종시에 새로 지어진 전용면적 84㎡(34평형) 아파트 전셋값이 1억원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부동산 코너에 올라온 매물을 살펴보면 지난 4월 새롬동(2-2 생활권)에 준공된 A아파트 전용면적 84㎡ 아파트 전셋값이 1억∼1억3천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세종시민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최근 ‘34평 1억짜리 전세 있나요?’라는 게시글에 ‘무융자로 8천만원까지 가능하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대전 중구 문화동 같은 평형 B아파트의 전셋값이 3억2천만원이라는 것과 비교하면 3배가량 저렴한 셈이다.

반면 매맷값은 각각 최저 3억7천500만원(A아파트), 3억9천500만원(B아파트) 으로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다.

세종시 부동산 시장은 아파트 전셋값이 끝을 모르고 떨어지지만, 매매가는 오히려 오르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을 보인다.

한국감정원이 전날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해 12월 둘째 주 이후로 5개월째 내림세를 이어오고 있다.

반면 아파트 매맷값은 지난 3월 20일 기준 전주보다 0.02% 오른 뒤 두 달째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률도 0.03%(4월 셋째 주), 0.05%(4월 넷째 주), 0.06%(5월 첫째 주) 등으로 매주 폭이 커지고 있다.

세종시에는 지난 4월 새롬동(2-2 생활권) 11개 공동주택단지에 시 출범한 이래 사상 최대 규모인 7천481가구가 입주하면서 전셋값이 폭락했다.

이처럼 전셋값이 떨어지면 매매가도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세종시의 행정수도 실현에 대한 기대감에 매매가는 오히려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세종시 공인중개사 양동철씨는 “최근 수요자가 나타나서 매도 물건을 거래하려고 했더니 집주인이 마음을 바꾸는 바람에 거래가 성사되지 못했다”며 “지난 3월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 이후 매물이 계속 줄어 부동산이 한산할 지경”이라고 전했다.

실제 세종시 부동산 거래 자료를 보면 지난달 아파트·분양권·토지 거래 건수 모두 3월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 부동산 거래관리시스템 전산자료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아파트 거래가 319건으로 전달(381건)에 비해 16.2% 줄었다.

분양권 거래와 토지 거래도 각각 495건, 423건으로 전달에 비해 각각 13.4%, 33.8%씩 감소했다.

세종시 이종하 부동산관리담당은 “입주 물량이 많고 임대료가 싸니까 전·월세 거래는 많은데, 행정수도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물이 나오지 않아 매매 거래가 대폭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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