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사퇴는 시작…검찰 조직·인적 쇄신 격랑 속으로

총장 사퇴는 시작…검찰 조직·인적 쇄신 격랑 속으로

입력 2017-05-11 15:55
수정 2017-05-1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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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장관 임명 이어 검찰총장 제청·임명 후 6월께 검사 ‘인사태풍’검찰 조직·권한은 공수처 설치·수사권 조정 등 난제로 진통 예상

임기를 6개월여 남겨뒀던 김수남(57·사법연수원 16기) 검찰총장의 11일 전격 사의 표명은 앞으로 검찰에 상륙할 문재인 정부 발(發) 인사 폭풍을 예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검찰 고위간부를 중심으로 ‘물갈이 인사’가 이뤄져 온 것은 사실이지만, ‘적폐 청산’을 내세우며 집권한 문재인 정부의 경우 그 격랑의 파고가 남다를 것이란 게 대체적 분석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인적 쇄신의 회오리 속으로 빠져들어 갈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 법조계에서 나온다.

문 대통령은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개혁을 보좌했으나 한계를 보였다.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검찰의 조직 문화를 바꾸고 조직·제도를 개선하려 했으나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경험은 검찰의 공정성·독립성 보장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인적 쇄신과 ‘무소불위’의 권한을 분산하는 제도적 정비 작업이 선행 내지 병행돼야 한다는 교훈을 줬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장 문 대통령은 10일 취임사를 통해 “권력기관을 정치로부터 완전히 독립시키겠다. 그 어떤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할 수 없게 견제 장치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앞서 그는 지난해 12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는 “정치검찰의 행태에 대한 확실한 청산을 하고, 그 토대 위에서 검찰의 중립성을 보장했어야 했다”며 “집권자의 선의로서, 정치권력이 검찰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수준에 머무른 나이브한 자세, 그리고 정권의 교체와 더불어 곧 정치검찰의 폐습으로 역행한 사태는 반성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발언에 비춰볼 때 새 정부의 검찰 인사는 지난 정권에서 정치적으로 논란이 될만한 수사를 지시하거나 권력자를 임의로 기소·불기소하도록 지휘한 검사, 수사를 책임진 검사들에게 ‘직격타’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과거 전례에 비춰볼 때 새 정부의 인사권 행사를 전후해 스스로 퇴진하는 검찰 고위간부도 상당수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이날 조국 민정수석비서관 내정을 시작으로 사정기관 및 법무·검찰 분야 인사의 첫 단추를 끼웠다. 조 수석 다음으로는 법무부 장관이 임명되고, 이후 김 총장의 후임 인선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법무부 장관은 이달 말이나 내달 초 중순께 취임이 예상된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과 위원회의 추천에 이은 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의 임명 절차를 밟는 검찰총장은 그 이후 취임할 전망이다.

신임 검찰총장이 임명되면 고등검사장, 검사장 등 고위간부 인사, 차장·부장검사급 인사, 평검사급 인사가 연이어 단행되면서 검찰 조직은 6월께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검찰 인사와 더불어 대대적인 조직개편도 예상된다. 새 정부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를 설치하고 검·경 수사권도 조정할 계획이다. 특히 정부는 이 같은 검찰 시스템 개혁 작업을 내년 6월 지방선거 이전에 끝낸다는 목표다.

이날 임명된 조국 민정수석이 이미 기자들에게 “공수처 설치가 진정으로 검찰을 살리는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공수처 설치, 수사권 조정 법안 등을 만드는 데 역할을 하겠다는 강력한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따라 향후 검찰 조직은 수사권·기소권, 영장 청구권, 조직 구성, 인사 방식 등 전반적인 부분에서 대대적인 개편의 회오리 한가운데 놓이게 돼 당분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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