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평우 변호사. 연합뉴스
김 변호사는 영상에서 ‘UCLA’ 로고가 박힌 모자를 쓰고 카메라 앞에 섰다.
김 변호사는 “저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집에 와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며 “이달 16일까지 47일 간 한국에서 밤낮으로 뛰었던 기간을 되돌아보면 마치 꿈만 같다. 8대0 탄핵 인용 결정이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 마치 악몽을 꾸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은 아무나 붙잡고 물어본다. ‘당신은 헌재 재판에 승복하느냐’고”라며 “이것은 국민에게 물어볼 질문이 아니다. 승복 여부는 판결 당사자에게 물어야지, 당사자도 아닌 우리 국민에게 왜 무슨 근거로 물어볼 수 있는가”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저들은 사실 몰라서 묻는 것이 아니고 우리를 테스트해보려는 것”이라며 “우리가 승복한다고 하면 ‘아 너희는 결국 우리에게 굴복하는구나’라고 말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김 변호사는 “만일 승복 못 한다고 하면 저들은 ‘옳지, 너희는 우리의 적이다’라고 할 것”이라며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정말 반헌법적인 인권침해로, 법률상으로는 의사표시 강요죄에 해당하는 범죄”라고 주장했다.
복수의 수사분야 경찰관들에게 질의한 결과 특정 사안을 두고 단순히 견해를 묻는 행위를 강요죄로 처벌할 조항이 국내 형사법에는 없다.
한 경찰 관계자는 연합뉴스를 통해 “강요죄가 성립하려면 기본적으로 폭행이나 협박 등 강제력을 동반해야 한다”며 “그런 정황 없이 단순히 의견 표명을 요구한 것을 법률상 강요로 볼 수 없고, 그런 경우 답변을 거부하면 그뿐”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지난 14일 박 전 대통령을 삼성동 자택에서 만났다고 말했다.
그는 “제 불찰과 무능을 사죄드리려고 갔는데 천만 뜻밖에도 환히 웃으시며 밝은 표정으로 오히려 저를 보고 ‘너무 많이 애쓰셨다’고 감사와 격려 말씀을 주셨다”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14일 사전 예고 없이 박 전 대통령 집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렸지만, 그 직후 박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연락이 와 방문할 수 있었다고 한 인터넷 방송에서 말한 바 있다.
김 변호사는 “한국에서 마지막 날 현충원을 찾아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했다”며 “저는 반드시 여러분 곁으로 돌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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