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지법 떠나고 손님 끊겼는데 1만명 생계대책 손놓은 기관들

동부지법 떠나고 손님 끊겼는데 1만명 생계대책 손놓은 기관들

박재홍 기자
박재홍 기자
입력 2017-03-08 23:04
수정 2017-03-09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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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 문정동 신청사 이전 완료
주변 임대료 자양동의 3배 넘어 식당 등 자영업자 이사 못 가

서울시·광진구·법무부·대법원 12년째 부지 활용안 도출 못해
8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옛 동부지법·지검 청사를 찾은 시민들이 닫힌 문 앞에 놓인 청사 이전 안내문을 읽고 있다.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8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옛 동부지법·지검 청사를 찾은 시민들이 닫힌 문 앞에 놓인 청사 이전 안내문을 읽고 있다.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여기서 30년 장사를 했는데 이렇게 장사가 안 된 건 처음입니다. 매출이 30% 이상 줄었고 앞으로 더 줄 것 같은데 아직 개발 계획도 없다니 앞날이 막막합니다.”

8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서울동부지방법원·검찰(동부지법·지검) 구청사 인근에서 만난 안모(35)씨는 이렇게 토로했다. 동부지법·지검 근처에서 2대째 이어온 안씨의 식당은 한산했다. 45년간 지켜온 동부지법·지검이 지난 6일 송파구 문정동 신청사로 이전하면서 식당엔 손님이 뚝 끊긴 탓이다.

안씨의 고민은 쉬이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동부지법 부지를 소유한 대법원, 동부지검 부지를 갖고 있는 법무부, 서울시, 광진구 등 유관기관들이 구청사 부지 개발 방안을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구 청사가 있었던 7만 8147㎡ 땅에는 빈 건물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대법원이 파견한 직원 2명만 닫힌 철문 앞을 지킬 뿐이다. 10일부터 광진구가 관리를 맡을 예정이지만 구도 부지의 활용 방안에 대해서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다. 청사 이전이 2005년 6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해 확정된 것을 감안하면 12년간 부지 활용 계획을 구체화하지 못한 셈이다.

이날 동부지법·지검 앞에는 청사 이전 사실을 미처 확인하지 못한 민원인들이 닫힌 철문에 붙은 청사 이전 안내판을 보고 허탈하게 발길을 돌리는 모습도 꽤 보였다.

이 지역에서 19년간 법무사 사무실을 운영한 안모(66)씨는 “지금은 그나마 청사 이전 사실을 모르고 찾아온 상담 고객이라도 있지만 곧 있으면 이런 분들도 없을 것”이라며 “사무실을 신청사 쪽으로 옮기고 싶어도 임대료가 3배 이상 비싸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사무실을 아예 접을 생각도 있다고 했다. 주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45)씨도 “(동부지법·지검이) 이사 가고 나서 하루 10만원도 못 팔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광진구에 따르면 구청사 주변에 있는 식당, 법무사, 변호사 등 개인사업체는 2500여개, 관련 종사자 수는 1만명 수준이다.

구 관계자는 “임대료 때문에 동부지법·지검과 함께 문정동으로 이전하거나 이전을 계획 중인 자영업자는 전체의 10%도 안 된다”며 “현재 법무부와 구청사 활용 방안을 두고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구 신청사 건립 계획도 검토하고 있지만 법무부 측과 논의조차 안 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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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2017-03-0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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