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공장소에서 술 먹지 말라” 지자체 51곳 ‘금주구역’ 조례

[단독] “공공장소에서 술 먹지 말라” 지자체 51곳 ‘금주구역’ 조례

이민영 기자
이민영 기자
입력 2017-02-20 23:00
수정 2017-02-21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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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대 범죄 26% 음주자 소행

범죄 예방 vs 이중 규제 논란
음주로 인한 각종 범죄가 늘어나면서 지방자치단체마다 ‘금주구역’을 지정하는 조례를 두고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이미 전국 244개 광역·기초지자체에서 5곳 중 1곳꼴로 관련 조례가 마련됐고, 서울의 경우 절반이 넘는 구청에서 조례를 통과시켰다. 하지만 이들 조례가 시행되기 위한 전제조건인 상위법은 개인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행정처분이라는 논란 속에 아직 국회에서 논의만 거듭되고 있다.

20일 자유한국당 윤종필 의원실에 따르면 전국 244개 광역·기초지자체 중 51곳(20.9%)이 금주구역 조례를 제정했다. 서울의 경우 25개 자치구 중에 14곳(56%)이 지정해 가장 많았고 경기 10곳, 부산 5곳 순이었다.

대부분은 ‘구청장은 음주 폐해 예방과 건전한 사회 환경 조성을 위해 특정 장소를 음주 청정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서울시의회 역시 지난해 김구현 의원이 발의한 ‘건전한 음주문화 조성에 관한 조례안’을 두고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공원과 어린이 놀이터에서 술을 마실 경우 과태료 10만원을 부과하는 내용이다.

금주구역 지정을 요구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공원, 놀이터, 지하철역 등에서 술을 마시고 범죄나 소란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7대 범죄(살인, 강도, 강간·강제추행, 절도, 폭력, 방화, 마약) 중 25.6%를 주취자가 저질렀다. 주취자 범죄율은 방화(41.2%), 살인(38.3%), 강간·강제추행(34.9%), 폭력(30.3%) 순이었다.

반면 이미 경범죄처벌법을 통해 음주 소란 행위 등을 처벌하고 있는 만큼 별도 법령 추진은 이중 규제라는 지적도 거세다. 특히 금연구역에 이어 금주지역까지 정할 경우 개인의 자유와 헌법상 ‘행복추구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것이다. 시민 김모(40)씨는 “일부의 주정꾼 때문에 금주지역을 만드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경범죄처벌법을 확실하게 적용해 처벌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갈등으로 아직 상위법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보건복지부는 2012년부터 공공장소 음주와 주류 판매 금지 정책을 추진했지만 여론에 부딪혀 금연 정책에 역점을 두는 쪽으로 선회한 바 있다. 국회에서도 관련법이 여러 번 무산됐다. 이번 국회에서는 윤종필 의원이 지자체가 금주구역을 지정할 수 있게 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통과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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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2017-02-2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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