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여년 만에 귀환…’ 법원 日반입 불상 부석사 소유권 인정

‘600여년 만에 귀환…’ 법원 日반입 불상 부석사 소유권 인정

입력 2017-01-26 10:22
수정 2017-01-26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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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국내 반입된 ‘금동관음보살좌상’ 돌려달라는 부석사 청구 받아들여

일본 쓰시마섬 한 사찰에서 도난돼 한국으로 반입된 불상을 원래 소유주로 알려진 충남 서산시 부석사로 인도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항소 여부에 관계 없이 불상을 사찰 측에 즉시 인도할 것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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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관음보살좌상
금동관음보살좌상
국내로 반입된 2012년 이후 불상 반환을 계속 요청했던 일본 정부의 거센 반발도 예상된다.

대전지방법원 민사 12부(재판장 문보경 부장판사)는 26일 대한불교 조계종 부석사가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금동관음보살좌상 인도 청구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그동안 진행된 변론과 현재 문화재청에서 보관 중인 불상에 대한 현장 검증 등을 통해 불상이 부석사 소유로 넉넉히 추정할 수 있다”며 “과거에 증여나 매매 등 정상적인 방법이 아닌 도난이나 약탈 등 방법으로 일본으로 운반돼 봉안되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결했다.

이어 “역사·종교적 가치를 고려할 때 불상 점유자는 불상을 원고인 부석사에 인도할 의무가 있다”며 “피고(정부)는 문화재이고 이동될 경우 훼손 가능성이 있어 사건이 종결될 때까지 가집행해서는 안 된다고 하지만, 부석사가 인도받더라도 충분히 보관할 능력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법원 판결 직후 부석사 원우 스님은 “현명하고 지혜로운 판단을 내려준 재판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며 “일본에 약탈당하거나 불법 유출된 문화재가 7만여점에 달하는데, 이번 판결은 불법 유출 문화재 환수의 시발점으로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우리 문화재를 보호하고 불법 유출된 문화재를 환수하는 주체는 국가인데 이번 환수 과정을 보면서 일본에 불상을 반환하겠다는 식의 입장을 표명해 온 정부의 태도에 실망을 느꼈다”며 “부석사도 앞으로 문화재 환수 노력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석사 측은 이 불상을 우선 예산 수덕사로 옮겨 보관하기로 하고 조계종과 문화재청, 수덕사, 경찰 등과 이송 방법과 일정 등을 협의할 방침이다.

원고 측 변호인은 “불상에 대한 안전상 문제가 있는 만큼 관계기관 협의 결과에 따라 이송 일정 등을 결정할 것”이라며 “일단 설 연휴가 지나야 구체적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법정 방청석에서는 많은 일본 언론이 목격되는 등 이번 판결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높이 50.5㎝, 무게 38.6㎏인 관세음보살 좌상은 14세기 초반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1973년 일본에서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부석사는 쓰시마(對馬)의 한 사찰에서 절도범에 의해 도난당한 뒤 한국으로 반입된 이 불상(현재 한국 국립문화재연구소 보관)을 부석사로 인도하라고 한국 정부에 요구하는 소송을 대전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이 불상이 절도범의 손을 통해 우리나라에 반입됐을 때 서산 부석사 신도들은 왜구에 약탈당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우리나라 법원은 2013년 2월 반환 중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절도단이 쓰시마에서 관세음보살 좌상과 함께 훔친 동조여래입상은 지난해 7월 도난 당시 점유지인 쓰시마의 가이진(海神) 신사로 반환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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