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빈병값 올려 술값도 올랐는데 정작 가게에서는 환불 못 받아

[단독] 빈병값 올려 술값도 올랐는데 정작 가게에서는 환불 못 받아

이범수 기자
이범수 기자
입력 2017-01-03 23:04
수정 2017-01-04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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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소매점 30곳 중 21곳 거부

“빈병 보증금요? 다음에 오세요.”

올해부터 빈병 보증금이 대폭 인상되고 소주·맥주 등 술값이 오는 6일부터 순차적으로 함께 오르지만 유통업계가 빈병 보증금 환불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관리당국 중 하나인 서울시의 무관심도 한몫하고 있다.

●소주병 40→100원·맥주병 50→130원

서울신문은 3일 대형마트·슈퍼·편의점 등 서울시내 음료 소매점 30곳을 무작위로 방문해 빈병 보증금 환불 제도 시행 여부를 조사했다. 그 결과 70%인 21곳에서 보증금 반환을 거부했다. 빈 소주병 보증금은 올해 40원에서 100원으로, 맥주병 보증금은 50원에서 130원으로 올랐다. 빈병 보증금이 오르는 것은 1994년 이후 처음이다. 보증금 인상이 예고된 지난해 말 빈병 품귀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유통업계는 술값 인상 요인이 발생했다며 6일부터 주류 제품 가격을 순차적으로 올린다. 하지만 소비자를 위한 빈병 보증금 환불에 대해서는 모른 체하고 있다.

씨유(CU)·GS25·세븐일레븐 등 편의점은 다양한 이유로 보증금 반환을 거부했다. 무조건 “안 된다”며 거절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사장님이 있는 시간에 와라”, “1인당 20병까지만 환불된다”, “교환 시 반드시 구입 영수증이 있어야 한다”고도 변명했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소매점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영수증 없이 ▲1인당 30병까지 빈병 보증금을 줘야 한다.

대형마트도 빈병 보증금 환불에 소극적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현재 서울시내에 있는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207곳 중 무인회수기를 설치한 곳은 8곳에 불과했다. 이마트는 30곳 중 4곳,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158곳 중 3곳, 홈플러스는 19곳 중 1곳이다. 환경보호 차원에서 빈병 회수와 관련해 소비자들에 대한 홍보·계도 업무에 적극 나서야 할 서울시는 손을 놓고 있어 비판을 받고 있다.

●市 계도 소극적… 신고보상제 유명무실

빈병 보증금 미지급에 대한 신고보상제도 유명무실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9월 중순까지 서울 지자체 25곳 중 단 한 건이라도 신고를 받은 곳은 10곳이다. 10곳 중 과태료까지 부과해 행정 처리된 경우는 성북구 1곳에 불과했다. 미지급 신고 보상금은 1인당 최대 5만원, 과태료는 최대 300만원이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장바구니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주류업계가 빈병 보증금 인상을 빌미로 술 판매 가격을 올렸는데, 빈병 보증금을 주지 않는다면 소비자 부담만 가중시키는 것”이라며 “정부와 지자체가 홍보와 계도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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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2017-01-0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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