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 “탄핵 민심 배반말라”… 분노한 촛불, 여의도로 번진다

[탄핵 정국] “탄핵 민심 배반말라”… 분노한 촛불, 여의도로 번진다

강신 기자
강신 기자
입력 2016-12-03 00:04
수정 2016-12-03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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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100m 앞까지… 오늘 6차 촛불집회

“탄핵 가결 안되면 국회로 촛불 향할 것”
퇴진행동측, 새누리 당사 앞 시위 예정
도심서도 12개 경로로 에워싸 靑 포위
법원 “청와대 앞 200m까지 행진 이달 내내 평일 오후 8시~10시 허용”
20개 보수단체 동대문~광화문 맞불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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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6차 촛불집회가 3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열린다. 법원이 첫 촛불집회가 열린 10월 29일 이후 처음으로 청와대 100m 앞까지 행진을 허용하면서 집회의 열기는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촛불집회는 또 서울 여의도까지 확산된다. 여야의 정치적 셈법으로 탄핵이 혼선을 빚자 박 대통령에 대한 분노가 정치권 전반으로 확산된 데 따른 움직임이다. 이전보다 다소 격앙된 분위기에 보수단체가 광화문광장까지 맞불행진을 하겠다고 나서면서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2일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3일 오후 6시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의 선전포고-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 집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5차 집회와 마찬가지로 오후 4시부터 청와대를 에워싸는 경로로 사전행진을 하고, 본행사 이후 오후 7시부터 12개 경로로 2차 행진을 하며 청와대를 포위하는 형태를 만들 계획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김정숙 부장판사)는 주최 측의 행진 금지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받아들여 청와대에서 약 100m까지 행진을 제한 허용했다. 그러나 청와대 분수대 앞을 지나는 행진은 허용하지 않았다. 대신 법원은 퇴진행동이 경찰의 조건부 행진 허용에 반발해 낸 옥외집회 조건통보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받아들이고 12월 내내 평일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청와대 앞 200m 앞까지의 행진을 허용했다. 법원은 “집회나 시위가 일부 장소에서 전면적으로 제한되는 자체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한다. 하지만 제한 없이 허용하면 시민들의 통행권이나 교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정강자 참여연대 공동대표 등 퇴진행동 관계자들은 국회를 방문,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를 찾아가 “탄핵안이 가결되지 않으면 촛불민심이 국회를 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는 “어제 대표자 회의를 했는데 민주당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광화문이 아니라 여의도에서 촛불이 모여야 한다는 논의도 있었다”고 압박했다. 퇴진행동 측은 3일엔 오후 2시부터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탄핵 무산 위기에 따라 다소 격앙된 분위기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지방자치단체장을 소환해 직무를 정지하고 사임하게 하는 주민소환제를 국민소환제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100만 국민이 광화문에 모여 퇴진을 외쳐도, 대통령은 마이동풍, 오불관언이다. 대통령이 국법질서를 위반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상실했을 경우, 이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직접 나서 그 직을 박탈할 수 있어야 한다”며 국민소환제도를 주장했다.

박 대통령 비난에 집중하던 시민단체들은 정치권에 쓴소리를 던졌다. 참여연대는 이날 오전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바라는 국민들은 정략적 타협과 술책을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며 “국회는 즉각 탄핵안을 발의하고 표결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퇴진 청년결사대’는 오후 5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새누리당 해체를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었다.

온라인에는 ‘박근혜-최순실 부역자 인명사전’이 작성되고 있다. 정치 스타트업기업인 ‘와글’이 제안해 만든 것으로 네티즌들이 박 대통령 측근의 발언이나 행적을 올려놓는 시스템이다. 자신의 게시글을 증명할 자료를 링크해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

퇴진행동은 박 대통령 퇴진과 그 이후를 논의하는 ‘와글와글 시민평의회’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4차 집회에서 1차 평의회를 열어 박 대통령 퇴진을 논했고, 2차 평의회(5차 집회)에서는 시민 주권을 세우기 위한 방안을 두고 머리를 맞댔다. 오는 10일에는 3차 평의회를 연다. 의제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등 20여 보수단체는 3일 오후 2시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앞에서 맞불집회를 개최하고 광화문광장까지 행진할 예정이어서 충돌 가능성도 있다. 박사모는 “(그동안 집회를 했던) 서울역은 서울 중심과 분리돼 있고 여의도는 텅 비어 의미가 없다. 우리도 서울의 중심으로 들어가야 한다”며 ‘총동원령’을 내렸다.

신두철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 한 사람의 권력에 의해 국가가 좌우되는 정치 시스템이 바뀌지 않으면 이런 사태는 또 일어날 수 있다”며 “저항권, 즉 촛불시위를 더 강력하게 유지하고 정치권이 제대로 시스템을 고쳐 나가는지 지속적으로 감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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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2016-12-0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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