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상경버스 동나고 후원금 열기… 朴대통령 거취 분수령

촛불 상경버스 동나고 후원금 열기… 朴대통령 거취 분수령

명희진 기자
명희진 기자
입력 2016-11-11 22:50
수정 2016-11-12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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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집회 앞둔 전국 표정

지방 참가자 늘어 전세버스 품귀… “핫팩 제공하자”에 600만원 모여
이통사 기지국 용량 증설·추가 설치
경찰, 靑 앞까지 행진 불허 방침… 보수단체 맞불집회 겹쳐 충돌 우려도
최대 100만… 2000년대 최대 전망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민중총궐기 집회에 주최 측(민중총궐기 투쟁본부) 추산 50만~100만명(경찰 추산 16만~17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집회 참여를 위해 상경하려는 사람들로 전세버스가 동이 나고 ‘야 3당’ 정치인뿐 아니라 방송인·연예인들도 참석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 하야’라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어, 이번 촛불집회가 박 대통령의 거취에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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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농단 파문’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세 번째 주말 촛불집회 ‘민중총궐기’를 하루 앞둔 11일 서울광장에 고요함이 흐르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세 번째 주말 촛불집회 ‘민중총궐기’를 하루 앞둔 11일 서울광장에 고요함이 흐르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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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본부의 전망대로라면 2008년 6월 10일 광우병 촛불집회 당시 운집한 70만명(경찰 추산 8만명)을 웃돌아 2000년대 들어 최대 규모가 된다.근거는 전국 곳곳에서 나타나는 전세버스 품귀현상이 대표적이다. 11일 부산 지역의 한 시민단체에 따르면 애초 전세버스 120대를 빌리기로 했지만 참가 신청자가 2배 이상 늘면서 250대로 늘렸다. 대구·경북 지역 시민들도 전세버스 100여대를 동원해 상경한다. 청소년 단체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은 지난 5일 두 번째 촛불집회에서 모금한 돈으로 각 지역 학생들의 이동 비용을 지원한다. 현대차 노조와 현대중공업 노조 등 울산 지역 노동계에서도 4500명이 서울로 향한다. 전북교육청은 집회에 참가하는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보건 교사를 함께 보내기로 했다.

이번 집회에는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 지도부를 비롯해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등 야권 대선주자들도 가세한다. 오후 7시부터 열리는 문화제에는 김제동, 김미화 등 방송인들과 이승환, 전인권 등 가수들도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 각 지역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는 광화문집회가 생중계된다.

온라인에는 집회 참여를 촉구하거나 안전 집회 방법을 공유하는 글들이 퍼졌다. 한 동네 약사는 시위 참가자에게 핫팩을 지원하려 한다며 후원금을 모집했고 약사 50여명이 참여해 약 600만원을 모았다. 깔개나 전자촛불을 준비하라는 것부터 살수차가 등장하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물안경, 우비 등을 챙기라는 조언도 있었다.

대규모 인원이 몰릴 것에 대비해 이동통신 3사도 서울시청과 광화문 주변에 기지국 용량을 늘리는 작업에 들어갔다. SK텔레콤은 기지국 용량을 평상시의 2배 정도로 증설하고 상황실을 운영하며 필요시 차량 이동 기지국을 배치하기로 했다. KT는 LTE 원격기지국(RU)과 와이파이 AP, 차량 이동 기지국 5대를 운영한다. LG유플러스도 이동기지국 등을 추가 배치하기로 했다.

민중총궐기 집회의 핵심은 거리 행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투쟁본부 측은 서울광장부터 세종로사거리·내자사거리를 거쳐 청와대 앞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그러나 경찰이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까지만 행진을 허용한 상태여서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보수단체인 박사모, 엄마부대 등도 맞불 집회를 열 계획이어서 시민단체끼리 갈등을 빚을 우려도 있다.

한편 이날도 시국선언이 이어졌다. 연세대 졸업생 1190명은 ‘이한열과 함께하는 연세인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최순실에 의한 국정 농단으로 이한열이 세우고자 했던 민주주의가 처참하게 무너졌음을 깨달았다. 우리는 자격 없는 대통령의 통치를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케어, 카라, 동물자유연대 등 동물보호 시민단체들도 성명서를 통해 “최순실과 그 세력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모든 국정에 영향력을 행사하여 사적 이익만을 도모하는 동안 국가가 챙겨야 했던 이 땅의 숱한 생명들은 그 어떤 보살핌도 받지 못한 채 철저히 유린당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김희리 기자 hihit@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6-11-1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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