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대국민 담화] 60대까지 “실망스럽다, 물러나야”… 일부 “임기 보장해야”

[박대통령 대국민 담화] 60대까지 “실망스럽다, 물러나야”… 일부 “임기 보장해야”

강신 기자
강신 기자
입력 2016-11-04 18:12
수정 2016-11-05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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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반응

朴대통령 뽑은 시민도 “분란 커져”
“이미 각본 짜여 있나 의구심 들어”
“檢수사 지켜보자” 유보적 입장도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성난 민심을 돌려세우지 못했다. 박 대통령이 TV를 통해 담화를 발표한 직후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은 상당수가 실망과 개탄의 목소리를 냈다. 박 대통령이 담화를 발표한 4일 오전 10시 30분, 기자는 서울역으로 달려나가 시민들을 만났다. 대합실에서 열차를 기다리는 시민들은 하나같이 심각한 표정으로 박 대통령의 담화 방송을 보고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4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왼쪽 사진). 4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제4차 비상대책위원 및 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박지원(왼쪽)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가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오른쪽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4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왼쪽 사진). 4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제4차 비상대책위원 및 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박지원(왼쪽)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가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오른쪽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성별로, 연령별로 나눠 모두 30명의 시민에게 의견을 물었다. 23명이 실망감을 나타냈다. ‘충분한 사과’라고 답한 시민은 7명이었다. 대통령 담화를 비판한 시민은 2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했다. 반면 긍정적으로 답한 시민은 30대 1명을 제외하고 모두 50대 이상이었다. 대국민 담화에 비판적인 23명 가운데 22명은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고 했다. 1명은 “하야가 정답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담화에 호의적인 7명 전원은 대통령 하야를 반대했다. “더 큰 혼란이 일어난다”, “선거를 거친 대통령인 만큼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4년 전 대통령 선거에서 박 대통령을 찍었다는 전모(33)씨는 “박 대통령은 지금 당장 물러나야 한다”며 “박 대통령의 리더십은 완전히 무너졌다. 자리를 지키면 분란만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출신으로 자신을 새누리당 지지자라고 밝힌 장모(55·여)씨는 “우리가 찍은 건 최순실이 아니라 박근혜였다”면서 “이럴 줄 알았으면 뽑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모(40)씨는 “하야하고 나서 검찰 수사를 받는 게 맞다”면서 “검찰 조사는 말할 것도 없고 박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별검사제도 믿을 수 없다. 이미 각본이 짜인 것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든다”고 말했다. 유모(38·여)씨는 “박 대통령이 역대 최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는 하는 건지 의심스럽다”면서 “울먹이면서 불우한 가정사를 얘기하는 대목에서는 보수세력을 결집시키려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호의적인 반응도 있었다. 강모(35)씨는 “대통령은 물러날 수도 없고 물러나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최순실씨를 거론하고 박 대통령 본인의 잘못을 인정한 데다 검찰 수사도 받겠다고 했다. 이제 거국중립내각 등 현실적으로 가능한 대안을 찾아야 할 때”라고 했다. 공무원 이모(50)씨는 “대통령이 진심으로 사과했으니 이제는 대통령 말대로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 할 때”라며 “시국이 어수선하다고 해서 대통령이 국정에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2016-11-0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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