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개똥 투척한 사회활동가 “조사 내내 테러리스트 였는지 헷갈렸다”

검찰에 개똥 투척한 사회활동가 “조사 내내 테러리스트 였는지 헷갈렸다”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16-11-03 19:18
수정 2016-11-03 19:1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개똥 투척한 사회활동가 박성수씨 SNS
개똥 투척한 사회활동가 박성수씨 SNS
지난달 31일 국정 농단 사건으로 최순실 씨가 검찰에 소환되는 현장에서 검찰청사에 개똥을 투척했다가 긴급체포된 사회활동가 박성수 씨가 SNS글을 올려 눈길을 끈다.

박씨는 3일 페이스북에 ‘이제는 말할 수 있다’라는 제목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동네 똥개의 똥을 퍼 담는 자신의 모습과 그 배후세력이라는 동네 개의 모습이 모자이크 되있다.

그는 경찰로부터 ‘개똥을 어디서 퍼왔나?’, ‘개똥을 퍼온 반찬통은 언제구입 했나?’, ‘몇 곳에서 퍼왔고, 퍼오는데 몇 분이나 걸렸나?’, ‘개똥을 퍼가게 한 배후세력이 있나?’ 등의 계속되는 질문을 받았고 강도 높은 조사가 이뤄졌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박 씨는 “조사 받는 내내 검찰청에 ‘폭탄’을 던진 테러리스트 였는지 헷갈릴 정도”였다면서 “개똥 투척에 배후 세력이 ‘동네똥개’라는 것을 밝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박씨가 쓴 SNS글 전문

중앙지검에 개똥을 뿌리고 나서 끌려가 3시간 동안 서초경찰서에서 조사받은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개똥을 어디서 퍼왔나?’, ‘개똥을 퍼온 반찬통은 언제구입 했나?’, ‘몇 곳에서 퍼왔고, 퍼오는데 몇 분이나 걸렸나?’, ‘개똥을 퍼가게 한 배후세력이 있나?’. 이런 ‘강도 높은’ 심문에 나는 진땀을 흘려야 했다.

물론 경찰이 이런 질문을 한 것은 검찰로 부터 ‘강도 높게 조사하라’고 수사지휘가 내려온 이유였다. 하여간 그런 이유로 조사를 받는 내내 나는 내가 검찰청에 ‘폭탄’을 던진 테러리스트 였는지 잠깐씩 헤깔릴 정도였다. 하지만 나는 그들의 취조에 굴하지 않고 끝끝내 내 배후세력이 ‘동네똥개’라는 것을 밝히지 않았다. 나는 박정희처럼 저 살자고 동료를 다 불어버리는 그런 인간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편, 박씨는 “최순실이 국정농단을 한 정황이 속속들이 드러나는 상황에서 검찰이 귀국과 동시에 체포해도 부족한데 호텔에서 쉴 수 있게 했다는 뉴스를 보고 화가 났다”며 “허술한 검찰 수사에 화가 나고 분해서 아침에 개똥을 싸들고 상경, 제대로 된 수사를 하길 바라는 마음에 개똥을 던졌다”고 말했다.

그는 “공무를 방해할 생각도 없었고, 서울중앙지검에 해를 끼칠 생각도 없다”며 “그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제대로 된 수사가 진행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박씨를 공무집행방해와 공용물 훼손, 건조물 침입 등 3개의 혐의를 적용해 조사했으나 구속영장은 신청하지 않았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