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치료 부작용 없나요”… 미래 꿈꾸는 수형자들

“마약 치료 부작용 없나요”… 미래 꿈꾸는 수형자들

조용철 기자
입력 2016-10-27 23:08
수정 2016-10-28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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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화 목적으로 변하는 교정

교육·사회적응 프로그램 개발
검정고시 합격자 증가 추세
가족들 스마트폰 접견 가능

“마약을 안 하려고 약을 먹게 되면 거기에 의존해서 다른 문제가 생기지는 않나요?”

지난 25일 전북 정읍교도소 교육실. 마약사범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 한창이다. 머리가 희끗한 수형자부터 30대 수형자까지 마약사범으로 복역 중인 8명은 강의를 들으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강의가 끝난 뒤에는 질문을 쏟아 냈다. 정읍교도소 관계자는 “교도소가 이제 수형자들이 고개를 파묻고 자포자기하는 곳이 아니라 정상적인 사회 복귀 의지를 나누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바뀐 분위기를 설명했다.

28일은 제71회 교정의 날이다. 우리나라 교정행정의 패러다임도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교정시설을 단지 죗값에 대한 대가로 벌을 주는 구금시설이 아니라 수형자들을 변화시켜 다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교화의 공간으로 만드는 작업이 한창이다. 그중에서도 직업훈련체험, 마약사범 교육과 같은 수형자 맞춤 교육, 접견 방식의 변화 등이 주요 요소로 꼽힌다.

실제 교도소에서 학습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수형자들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2016년 9월 30일을 기준으로 2005년 이후 검정고시 합격 인원이 7337명에 이르고, 2007년 이후 방송통신대를 졸업한 인원도 110명이다. 지난해 한 수형자는 2015년 전기 방송통신대 졸업생 1만 6600여명 중 전체 수석을 차지해 최우수 총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여기에 각 교정기관은 수형자의 인성 변화를 위해 형이 확정된 모든 수형자에게 헌법가치교육, 인문학, 종교교육 등을 시행한다. 또 법무부 교정본부는 성폭력·아동학대·마약 등 재범 위험성이 높은 수형자들에 대한 전문적 처우를 위해 2015년부터 분류센터를 개원했다. 최근에는 법무부에 심리치료과를 만들어 재범 억제를 위한 전문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도 나섰다.

가족 간의 유대를 강화해 수형자가 안정적인 심리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가족 관계 유지 프로그램’도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의 ‘가족 만남의 집’ 외에 2015년 8월부터 시행된 ‘스마트 접견’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수형자와 가족이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화상 접견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전국 교도소에서 시행되고 있다.

김학성 법무부 교정본부장은 “최근 교정행정은 수형자 내면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교정교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출소 후 수형자의 안정적인 사회 복귀를 위한 실질적 노력에 주력하고 있다”며 “출소자들이 건강한 이웃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2016-10-2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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