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사노예’ 19년 만에 어머니 만난 지적장애인 고모씨
19년간 남의 축사에서 노예처럼 일하며 살아온 지적장애인 고모(47)씨가 20여년만인 지난 14일 청주 오송에 사는 어머니를 만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청주 청원경찰서는 이날 오후 5시 40분 지적장애인에게 강제노역시킨 혐의(장애인복지법 위반)로 김모(68)씨와 오모(62)씨 부부를 불러 조사했다. 김씨 부부는 종전 입장과 마찬가지로 고씨의 임금 체불과 관련해서는 잘못을 인정했지만 학대는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고씨가 김씨 부부 농장에 오게 된 경위 등에 대해서도 조사했지만 아직은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씨 부부는 이날 경찰 출석 때와 마찬가지로 귀가 때도 고씨를 학대했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이날 김씨 부부 조사는 경찰이 이 사건을 본격 수사한 지 8일 만에 이뤄졌다. 경찰은 일단 지적 장애인인 고씨에게 임금을 주지 않고 일을 시킨 혐의(장애인복지법 위반)를 적용,김씨 부부를 불구속 입건했다.
고씨는 19년 전인 1997년 천안 양돈농장에서 일하다 행방불명된 뒤 소 중개인의 손에 이끌려 김씨의 농장(청주 오창)에 와 축사 창고에 딸린 쪽방에서 생활하며 소 축사를 관리하는 강제노역을 했다. 그는 지난 1일 밤 축사를 뛰쳐나왔다가 경찰에 발견돼 가족 품에 돌아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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